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기업 메쥬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예비심사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와 더불어 두 개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도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서, 하반기 중소·벤처기업의 IPO(기업공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25년 10월 13일 메쥬를 포함한 세 개 법인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상장예비심사는 코스닥시장에 신규로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거쳐야 할 첫 절차로, 재무 건전성이나 사업 모델, 시장성 등을 평가해 상장 적격 여부를 판단한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쥬는 웨어러블 패치형 환자 모니터링 장비를 주력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감시하거나, 재택 치료 중 환자의 생체신호를 원격으로 확인 가능한 장비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추세에 따라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하지만 재무적으로는 여전히 적자 구조에 놓여 있다. 2024년 기준 메쥬는 약 2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60억 원에 달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이번 상장을 주관한다.
한편, 기업결합을 목적으로 한 특수목적회사인 스팩 두 곳도 이날 함께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삼성기업인수목적13호와 메리츠제1호기업인수목적이 그 주체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우회 지원하는 구조로, 초기 기업에게 자금조달과 절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길을 제공한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스팩 상장이 최근 다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신청은 상장시장 분위기 회복의 하나의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몇 년간 벤처 및 스타트업 업계는 IPO를 통한 자금조달에 신중한 흐름을 보였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기술 기반 중소기업은 상장 유보 또는 연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정책 지원 강화와 증시 회복 기류가 맞물리면서 점차 IPO 시장에 복귀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기술력은 있으나 아직 실적이 미진한 초기 기업들도 상장 문턱을 넘는 데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투자지원정책에 따라 앞으로도 IPO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