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월 7일 종가 기준으로 4,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3,900대로 밀려났다. 미국에서 재점화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환율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월 27일 사상 처음 종가 기준으로 4,000선을 돌파한 이후 10거래일 만에 다시 3,000대로 내려선 것이다. 장 초반 3,963선에서 시작된 코스피는 한때 4,000선을 회복했으나, 다시 매도세가 강화되며 낙폭이 커졌다.
국내 증시의 하락 배경에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 기업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3.65% 하락하면서,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31%, 2.19% 내렸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최신 칩 수정 버전에 대한 중국 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수요 관련 기대감도 꺾였다.
환율 급등 역시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오른 1,456.9원을 기록했다. 이는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키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90억 원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도 2,281억 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투자자만 6,958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21.36포인트(2.38%) 하락한 876.81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억 원, 621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949억 원을 매수하며 하락 저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주요 바이오테크 및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고, 특히 에코프로(-6.44%), HLB(-5.74%), 알테오젠(-3.4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각각 18조 7천260억 원, 9조 5천810억 원으로 집계돼,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 종목 간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총 9조 9천453억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향후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기술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지표와 중국 수출 통제 관련 정책 이슈, 환율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