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3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5.28%까지 올라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재정 적자, 공급 제약이 장기 자금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랙록(BlackRock) 투자연구소는 8월 3일 주간 시장 코멘터리에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장기 국채 매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2년물 수익률은 4.29%로 낮아져 2년물과 30년물 사이 수익률 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연준은 7월 29일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5~3.75%로 유지했다. 연준 성명은 경제 활동이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돌고 있으며 일부 가격 상승에는 공급 충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표결 결과는 9대 3이었다. 베스 해맥(Beth M. Hammack),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로리 로건(Lorie K. Logan) 등 세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더라도 시장 금리는 이미 크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목·실질 수익률이 국채 전 구간에서 “상당히 높아졌다”며 “시장은 상당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금리의 상승 폭은 최근 20년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 동결 이후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금융 여건이 사실상 긴축되고 있다는 분석은 앞서도 제기됐다. 기준금리와 달리 장기 국채 수익률에는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과 정부 차입 수요, 투자자가 요구하는 위험 보상이 함께 반영된다.
블랙록은 이번 수익률 상승을 단기 반응으로만 보지 않았다. 대형 기술기업과 정부가 같은 저축 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장기 대출에 더 높은 보상이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는 장기 자금 수요를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제시됐다. 2026년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전망치는 최근 6개월 사이 약 30% 상향돼 7200억 달러(약 1029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AI 인프라 투자는 반도체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워시 의장은 AI 관련 고기술 장비와 소프트웨어 부문의 최근 4개 분기 성장률이 거의 20%에 달했으며, AI 인프라 수요가 메모리·로직 반도체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FOMC에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장기 미 국채 수익률 급등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JP모건(JPMorgan) 이코노미스트들은 워시 의장의 설명 부족이 연준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를 키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앞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채권시장 참가자는 장기 금리 상승 자체가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해석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8월 3일 주간 시장 코멘터리에서 장기 국채가 과거처럼 주식 변동성을 상쇄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2026년 8월 기준 단기·중기 국채와 선별적 크레딧의 소득 기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조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코멘터리에는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은 담기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