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28일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기술주 강세가 일본과 대만 증시를 밀어 올렸지만, 미국 물가와 금리 경로를 둘러싼 경계감이 한국과 홍콩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는 0.1%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는 0.5%, 대만 증시는 1.2% 상승한 반면 한국 코스피는 1.0%, 홍콩 항셍지수는 0.3% 내렸다.
엔비디아 강세는 위험자산 선호를 일부 되살렸지만 아시아 시장 전반으로 고르게 번지지는 않았다. 기술주 비중과 미국 금리 민감도, 달러 흐름에 따라 지역별 반응이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Kansas City)은 27일부터 29일까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연다. 올해 주제는 '금융 혁신: 결제와 정책에 대한 함의'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주요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경제 전문가가 모여 통화정책과 금융시장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연준 의장의 발언은 통상 금리 경로와 정책 기조를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행사는 결제 시스템 변화도 전면에 올렸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행사 자료에서 디지털 결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시스템 변화의 사례로 들었다.
다만 이번 회의가 곧바로 개별 가상자산 가격이나 규제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다.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혁신을 설명하는 논의 대상에 포함된 성격이 강하다.
연준의 금리 판단을 둘러싼 핵심 배경은 물가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근원 PCE가 3.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물가 지표가 연준 목표를 웃도는 만큼 시장은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 판단을 어떻게 설명할지 주시하고 있다.
연준은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9대3이었다.
베스 해맥(Beth Hammack)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리 로건(Lorie Logan)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동결 결정 자체보다 내부 이견이 드러난 점이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한국 증시는 미국 금리 기대와 달러 흐름에 민감하다. 본지는 앞서 연준의 7월 금리 동결 이후 장기채와 증시가 흔들린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잭슨홀 발언은 그 연장선에서 읽힌다. 워시 의장이 물가와 고용, 금융여건을 어떤 순서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장기금리와 달러, 위험자산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스톡트윗츠(Stocktwits)는 TD Securities 전략가의 해설을 인용해 워시 의장이 충분한 정보를 내놓지 않으면 시장 실망이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연설 문구 자체보다 연준의 판단 기준이 얼마나 분명하게 드러나는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가상자산 시장도 같은 금리 환경 안에 놓여 있다. 금리와 달러 유동성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거시 변수로 작용한다.
워시 의장 발언은 28일 오전 10시 미 동부시간, 한국시간으로는 28일 오후 11시 캔자스시티 연은 유튜브 채널로 중계된다. 행사 자료와 발표문은 순차적으로 캔자스시티 연은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