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를 포함한 미청구 자산 관리에 대한 새로운 법을 도입하면서, 암호화폐 보유자와 수탁 기관에 법적 명확성을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은 지난 주말 해당 법안에 서명하며 새로운 규정의 시행을 확정지었다.
이번 법안은 기존 ‘미청구 자산법(Unclaimed Property Law)’을 개정한 것으로, 핵심은 방치된 암호화폐가 정부로 이관된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원래의 형태, 즉 암호화폐 상태로 보존돼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는 대부분의 주에서 요구하는 ‘즉시 현금화’ 규정과 현저히 다른 접근 방식으로, 자산 보관의 복잡성을 줄이고 향후 원 소유자의 반환 요청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다수의 주에서는 일정 기간 활동이 없는 암호화폐 계정의 자산을 압류해 즉시 현금으로 전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보관소 역할을 하는 거래소나 커스터디 업체에 행정적 부담을 초래하고, 원 소유자의 자산 회수 가능성도 낮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암호화폐의 고유성과 기술적 특성을 반영해 제도를 조정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3년 이상 휴면 상태인 암호화폐 계정의 자산이 주 정부로 이관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자산 자체를 ‘몰수’하는 것은 아니며, 일정 기간 보호 후에도 주인에게 반환되지 않을 경우 규정에 따라 다음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구조다.
암호화폐 산업 관계자들은 이번 법안이 중요한 선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자산 정책 연구소의 에린 웰스(Erin Wells)는 “디지털 자산을 현금처럼 다루기보다 기술의 속성을 인정한 접근”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주에서도 유사 법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암호화폐에 대한 입법부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다른 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법 개정 시도가 이어지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