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Broadcom·AVGO)이 자사의 클라우드 비용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헬스(CloudHealth)’를 대대적으로 재구성하며 기업들의 파이낸셜옵스(FinOps) 활용 폭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최신 업데이트는 AI 기반 기능 추가를 통해 IT 부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다양한 팀이 클라우드 사용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개편은 2012년 제품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이번 클라우드헬스 리뉴얼을 통해 비개발자나 비기술 전문가도 손쉽게 비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주요 기능인 ‘인텔리전트 어시스트(Intelligent Assist)’와 ‘스마트 서머리(Smart Summary)’는 자연어 질의와 자동 요약 리포트를 지원하여 데이터 접근성을 크게 강화한다.
클라우드 비용 구조가 복잡해지고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FinOp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FinOps 재단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팀의 44%가 최근 1년 새 새롭게 구성됐으며, 단순한 청구 분석을 넘어 예산 예측과 조직 간 책임 분담까지 담당 범위가 광범위해지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헬스는 데이터를 SQL 없이 자연어로 질의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브로드컴 탄주(Tanzu) 부문 총괄 푸르니마 파드마나반(Purnima Padmanabhan)은 “기존 사용자의 고충은 데이터는 풍부한데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며,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직관성과 속도에서 전례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도입된 인텔리전트 어시스트는 ‘유휴 인스턴스 모두 보여줘’, ‘월별 Azure 서비스 항목별 비용 리포트 생성’ 등 일반 언어 명령을 통해 결과뿐 아니라 SQL 템플릿도 자동 생성해 준다. SQL 문법을 모르는 사용자도 빠르게 분석 리포트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 스마트 서머리는 클라우드 청구서에 생긴 변화의 원인을 간단한 해석과 함께 전달한다. 변경 내용, 이유, 해결책까지 상세히 설명하며 비용 단가 수준까지 분석해주기 때문에, 비용 이상 징후에 대한 탐지와 원인 파악이 빠르다.
브로드컴 측은 이번 AI 기능 탑재가 단순한 LLM 접목이 아니라, 수개월간의 사전 모델 학습과 정확도 검증 과정을 거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클라우드헬스는 현재 약 2만 2,000개 고객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하루 약 10페타바이트의 사용 정보와 비용 데이터를 처리 중이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가공하고 각 고객에게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클라우드 비용 관리 영역에서, 브로드컴은 데이터 오류 발생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파드마나반 총괄은 “클라우드헬스는 단 1센트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고객의 수백만 달러 규모 클라우드 예산을 다루는 만큼 책임이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브로드컴은 지난해에는 애로우 일렉트로닉스(Arrow Electronics)와의 독점 파트너십도 체결하며 글로벌 FinOps 배포 전략을 강화했다. 해당 협약을 통해 클라우드헬스는 애로우가 유일하게 취급하는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솔루션으로 지정됐으며, 유통망 전반에서 적극적인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클라우드 비용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브로드컴의 의지를 보여준다. AI 기반 인사이트 제공과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는 FinOps 대중화를 향한 분명한 이정표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