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전 세계적으로 약 9,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4%에 해당하며, 회사의 여러 사업부와 지역을 포괄하는 결정이다. 이번 조치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 레드먼드에서도 830명이 직접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리해고 대상에는 세일즈 부서와 더불어 비디오 게임 부문 인력도 포함됐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내부 메모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일부를 축소하거나 종료할 것”이라며 “관리층 슬림화를 통해 민첩성과 실행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달부터 예고됐던 게임 부문 재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에서 엑스박스 유통 방식 변화에 따라 관련 인력 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AMD가 설계한 맞춤형 칩을 탑재한 차세대 엑스박스를 준비 중이며, 타사 제조사들도 엑스박스 브랜드 하드웨어를 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조직 구조 조정은 제품 전략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기기 생산뿐 아니라 여러 게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게임 콘텐츠 부문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스튜디오도 이번 정리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감원은 단기 수익 악화에 따른 것이 아닌 전략적 방향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부문의 강한 성장세를 입증한 바 있다. 3월 말 종료된 회계분기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약 38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70조 원의 매출 또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번 인력 감축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마이크로소프트는 1월에는 성과 재검토 이후 전체 인원의 1% 미만을, 5월에는 6,000명, 지난달엔 300명의 직원을 감축했었다. 이처럼 잇따른 정리해고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과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라는 대세 속에서 일종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단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아마존(AMZN)과 구글(GOOGL) 등 다른 테크 대형 기업들도 유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는 최근 자사 인력 규모가 향후 축소될 것이라고 밝히며 AI 자동화로 인한 구조 최적화를 언급했다. 구글 역시 일부 부서 직원들에게 퇴직 권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기적인 경영효율화보다는 장기적 전략 재정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본다. 특히 클라우드, AI, 게임 콘텐츠 등 차세대 사업에 중점을 두고 불필요한 중복 인력을 줄이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