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긴 기업이 됐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법원이 독점 논란과 관련해 구글 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현지시간으로 9월 15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30% 오른 251.76달러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시가총액은 3조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04년 구글이 상장된 지 21년 만에 거둔 성과로, 구글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에 이어 3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네 번째 미국 기업이 됐다.
이번 시가총액 급등의 핵심 계기는 반독점 소송 관련 미국 법원의 결정이었다. 지난해,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 지위를 유지해 왔다는 판결 이후,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자사의 크롬 브라우저 등 핵심 기술을 분리 매각하라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달 초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이러한 요구 중 가장 강력한 조항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글은 크롬과 모바일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구글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졌다.
판결 이후 주가는 큰 폭의 반등세를 보였다. 당장 지난 2일 판결 발표 이후 이날까지 약 20%나 상승하며, 4월 저점과 비교할 때 상승률은 70%를 넘겼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실적 향상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으며, 이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과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에 대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이제 검색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튜브, 자율주행차업체 웨이모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기술 복합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이러한 다각화를 바탕으로 구글의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AI, 광고, 클라우드 등 여러 핵심 사업 부문에서 구글이 높은 실행력과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주가 상승은 시장 전반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밝히며 기술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도 1%대 상승을 기록했으며, 테슬라는 3.56% 올랐다. 다만 시총 1위인 엔비디아는 중국의 반독점 조사 영향으로 약보합에 머물렀다.
구글의 이번 시가총액 기록은 단기적인 호재에 반응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전환, 법적 리스크 완화, 기술 생태계 강화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구글이 주요 기술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한층 더 주도권을 확보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