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과 손잡고 신규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국내 웹툰 관련 주식들이 9월 16일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디즈니가 지분 투자에 나선 점이 시장에 강한 신호로 작용하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협력은 네이버웹툰의 미국 자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비구속적 조건(conducting a non-binding term sheet)으로 새 만화 플랫폼 개발에 합의하면서 공식화됐다.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정식 계약을 앞두고 협력의 방향성과 의도를 공유하는 사전 절차에 해당한다. 디즈니는 이를 계기로 웹툰 엔터의 지분 2%를 인수하기로 해, 기술적 협업을 넘어 전략적 투자 관계로까지 나아간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디즈니와의 협력이 공개된 이후 웹툰 엔터는 미국 시간 기준 15일,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8%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반응은 한국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16일 오전 코스닥 시장에서는 미스터블루의 주가가 15% 이상 오르며 1,878원에 거래됐고, 와이랩과 탑코미디어도 각각 10%, 6%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웹툰 콘텐츠 제작사로 알려진 키다리스튜디오와 디앤씨미디어도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네이버도 0.8% 상승하며 해당 업계 전반에 긍정적 기대감이 반영됐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대기업들의 플랫폼 투자 전략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협력은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가 아시아, 특히 한국의 웹툰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이 주도하는 웹툰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급성장했으며, 미국을 포함한 영어권 시장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 웹툰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수출 전략이 가속화되고, 플랫폼 기술과 지식재산권의 결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와의 협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 기반 콘텐츠가 영상, 게임 등으로 확장되는 시도도 활발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