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사의 리뷰 시스템을 개편하며, 정치적 좌표찍기 등으로 인한 악성 댓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일부 식당이나 카페가 온라인상에서 의도적 ‘댓글 테러’의 대상이 되면서, 플랫폼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8일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는 리뷰 기능 전반에 대한 보안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핵심 내용은 위치 인증 강화를 통한 실사용자 리뷰 구분과 기존 리뷰 공개 여부에 대한 업주의 선택권 부여다. 기존에는 악성 댓글이 달려 신고돼도 일정 시간이 지나 후기 미공개 상태가 해제되면 별도의 검토 없이 원래 리뷰가 모두 다시 노출됐지만, 앞으로는 업주가 원한다면 해당 댓글의 재노출을 막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리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리뷰에 첨부된 사진의 위칫값(위치정보) 인증 표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실제 방문한 이용자가 남긴 후기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 링크를 통해 예약을 한 뒤 작성된 리뷰에는 포인트를 부여해 상단 노출 우선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 측은 이러한 조치들이 이용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정치적 갈등이 오프라인 매장에까지 번진 최근의 사회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이 제기되던 시점, 온라인 커뮤니티에 찬반 입장을 명시한 식당 주소가 올라오고 해당 매장 리뷰란에 공격적인 댓글이 몰리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허위 사실에 기반한 비방 댓글은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안겨, 공정한 생업 환경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동안 카카오는 리뷰 조작 및 남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운영해 왔다. 예컨대 매장과 무관한 후기 등록이 반복될 경우 ‘장소 세이프 모드’를 통해 일시적으로 후기를 차단하거나, 계정당 한 장소에는 리뷰 1건만 작성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해왔다. 악의적인 별점 테러를 막기 위해 이용자의 전체 후기 수와 평균 별점도 함께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정 시스템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온라인 소비자 평가 문화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향후에는 리뷰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면서도, 표현의 자유와 정보 공유라는 플랫폼 본연의 기능을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