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무인 계산 시스템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 새로운 기술 개선과 적용 분야 확장을 통해 소매 혁신의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다. 물리적 인프라 간소화, 운영 효율 향상, 시장 다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기존 유통 체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5’ 행사에서 저스트 워크 아웃의 최신 기술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쇼핑객들이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대고 매장에 진입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누구나 매장에 자유롭게 들어와 상품을 고른 후 출구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저스트 워크 인’ 방식을 주요 장소에 도입했다. 특히 공항·역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이를 적용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카메라 설치와 센서 인프라를 간소화한 ‘레인 어프로치(lane approach)’ 방식이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기존 매장을 통째로 개조하는 대신 매장 외곽에 카메라 레인을 설치하는 형태로 바뀌며 인프라 구축 비용은 약 50% 가량 감소했다. AI 모델은 다양한 천장 높이와 경사진 바닥에도 정확히 작동할 수 있도록 고도화됐으며, 시멘트 바닥을 뚫지 않고 장비를 고정할 수 있는 설치 기술도 도입됐다. 이로 인해 전기·배선 공사, 인테리어 수정 등 부수적인 비용 전반이 대폭 절감됐다.
운영 효율성도 한층 강화됐다. 손실 방지를 위한 감시 기능이 기존 무인 계산대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매장 내 모든 움직임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카메라 시스템은 심리적 억제 효과도 유발해 절도율을 두 자릿수 수준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CVS, 타깃 등의 주요 유통업체들이 기존 비용보다 더 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스트 워크 아웃’의 글로벌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이미 매장이 운영 중이며, 2026년에는 수백 개 매장 추가 출점이 예고된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주요 스포츠 경기장, 대학 기숙사, 병원, 전기차 충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발히 채택되고 있다. 예컨대 호주의 마블 스타디움, UC 샌디에이고 교내 편의점, 그리고 영국의 전기차 충전소 ‘그리드서브’ 내 무인 매장 등에 도입된 상태다.
기존에 지적되던 충성고객 프로그램 연계성과 실시간 데이터 부족 문제도 해결됐다. 시즌권 소지자 앱 등과의 연동이 가능해졌고, 재고 및 판매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인벤토리 시스템에 반영되면서 운영자들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다만 소비자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공항, 경기장 등에서는 운영 매장의 브랜드명이 저스트 워크 아웃이 아닌 협력사 이름이나 스폰서 명칭으로 표시돼 소비자의 혼동을 유발하고 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소비자 안내 요원’ 등 현장 홍보 인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스트 워크 아웃이 AI 기반 비전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소매 시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경험해본 소비자들의 재이용률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테크 진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와 유통업체 효율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 기술이 유통 산업 전반을 어떻게 재편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