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자금 조달과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를 중심으로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기업가치 3천500억달러를 기준으로 구글로부터 우선 100억달러를 유치했고, 향후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추가로 최대 300억달러를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평가액은 지난 2월 투자 라운드 때와 같은 수준이다. 구글은 이미 과거에도 앤트로픽에 3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어, 양측의 협력 관계는 이번에 한층 더 강화된 셈이다.
이 거래는 단순한 지분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앤트로픽은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서는 구글의 경쟁사이지만,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칩과 클라우드에서는 구글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구글 클라우드는 앞으로 5년 동안 앤트로픽에 5기가와트 규모의 연산 용량을 제공할 예정인데, 이는 원전 5기 수준의 발전 용량에 맞먹는 매우 큰 규모다. 구글은 지난 22∼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자사 클라우드에서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산업에서는 좋은 모델을 만드는 능력만큼, 이를 돌릴 수 있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앤트로픽에는 이달 들어 다른 거대 기술기업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 회사는 이번 주 초 아마존으로부터 50억달러를 투자받았고, 앞으로 최대 20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은 2026년 4월 한 달에만 구글과 아마존으로부터 최대 650억달러의 투자 약정을 확보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런 대규모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앤트로픽의 기업공개 준비를 꼽는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이 올해 4분기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8천억달러 이상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기업용 인공지능 시장과 코딩 도구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여 왔고, 재무 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다만 이런 투자 구조를 두고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분석가들은 앤트로픽이 구글과 아마존에서 투자금을 받은 뒤 다시 이들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이 이른바 순환 거래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엔비디아가 자사 그래픽처리장치 고객사들에 투자할 때도 제기됐던 문제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현재 시장은 규제 우려보다 성장 기대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기준 약 1.5% 올라 34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산업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자본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까지 함께 묶는 대형 연합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