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 에이아이가 차기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첨단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 추가 확보에 나서면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고성능 인공지능 연산 자원 확보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아이티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문샷 에이아이는 2조8천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오픈 웨이트 모델인 ‘키미 K3’를 훈련하는 데 이미 블랙웰을 활용했고, 후속 모델인 ‘키미 K4’ 개발을 위해서도 같은 계열의 장비를 더 확보하려 하고 있다. 매개변수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규모와 복잡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더 많은 연산 능력과 전력, 서버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인공지능 경쟁력의 기반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반도체 접근 경로를 넓히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의 ‘큐원3.8-맥스’ 등 다른 중국산 모델들도 블랙웰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용 반도체 제품군으로,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성능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결국 어떤 기업이 더 많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차세대 모델 개발 속도와 성능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샷을 둘러싼 논란은 장비 확보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달 초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실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문샷이 ‘키미 K3’ 개발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 ‘페이블’을 무단 증류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증류는 성능이 낮은 모델이 더 강력한 모델의 출력 결과를 반복 학습해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인데, 허가 없이 이뤄질 경우 사실상 타사의 기술 성과를 우회적으로 흡수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진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문샷이 미국 인공지능 모델을 상대로 대규모 증류를 수행할 수 있는 내부 플랫폼을 만들었고, 적발을 피하기 위해 접근 방식을 빠르게 바꿀 수 있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문샷이 태국에 있는 서버를 통해 블랙웰 기반 인공지능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 모듈인 지비300에 접근했다고도 밝혔다. 미국 상무부 규정상 지비300은 중국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국의 수출 통제 체계가 제3국 경유 방식으로 우회될 수 있는지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다. 아직 관련 주장들이 모두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안은 인공지능 패권 경쟁이 반도체 공급망, 지식재산권, 수출 통제를 한데 묶는 복합적인 분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규제 강화와 중국 기업들의 우회 조달 시도, 그리고 글로벌 인공지능 업계의 법적 공방 확대라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