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AI 전기요금 부담 '자진 납부' 선언… 소비자 대신 책임진다

| 김민준 기자

AI 기술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이 대규모 전력 소모형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일반 소비자가 아닌 자사가 책임지겠다고 공식 약속했다. 미 전역에서 AI 인프라 확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자사 데이터센터 전력이 공급망에 부담을 주는 경우 관련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해당 지역의 전력 기반시설 확장에도 자금을 댈 것이라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그 대가를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사의 전력 수요로 인해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공공요금 인상을 유도하는 기존 관례 대신, 전력회사와 협력해 가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송전선, 변전소 등 전력망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모든 비용 역시 전력요금 추가 납부 형식으로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전체 전기 사용량의 약 4.4%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했으며, 오는 2028년엔 그 비율이 12%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카네기멜론대학교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분석에 따르면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소비자 전기요금이 최대 25%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앤스로픽은 이에 대응해 신재생 전력원 확보와 피크 시간대 자동 전력 조절 장치를 포함한 절전 시스템에 투자할 계획이며,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지역 사회에도 지속적인 기여를 약속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에너지 공급망과 비용 부담을 둘러싸고 AI 업계 전반에 제기되는 사회적 책임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오픈AI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의 비용 부담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같은 흐름은 정치권의 압박과 맞물려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최근 뉴욕주 상원은 데이터센터 신규 인가를 일시 중단하고, 소비자 요금 인상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하는 위원회 구성 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메릴랜드주 민주당의 크리스 반 홀런 상원의원은 AI 기업이 전기요금 인상분과 전력망 확충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별도 입법도 제안한 바 있다.

공화당 진영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부 대서양(미드애틀랜틱) 지역 전력회사에 소비자 요금 인상 억제를 촉구하며, AI 기업에 전기요금 인상분을 상쇄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적 협약안 마련을 지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한 공공요금 부담 논의가 다른 인프라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앤스로픽의 발표는 단순한 기업 PR을 넘어, AI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전력 소비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사전 대응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력망 투자와 지역 사회 접근 전략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만큼, 다른 AI 기업으로의 확산도 주목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