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이 기술 경쟁을 넘어 신뢰와 유통 구조 중심으로 재편되며 글로벌 확산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26일 사키나 아르시왈라(a16z 뉴미디어 펠로우)는 a16z 채널을 통해 “AI 채택은 더 이상 모델 문제가 아니라 유통과 신뢰의 문제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과거 유튜브 글로벌 확장 경험을 언급하며 “글로벌 기술 확산은 단순한 제품 출시가 아니라 각 국가의 문화, 규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지정학적 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르시왈라는 AI 산업은 현재 ‘탐험가 시대’에서 ‘실용 사용자 시대’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초기 이용자는 기술 호기심을 가진 탐험가였지만 이제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용적 사용자로 바뀌었다”며 “이들은 더 이상 채팅형 AI를 원하지 않고 실제 업무를 해결하는 도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수십억 사용자 확보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유통 구조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가 단위의 규제와 데이터 주권이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AI는 이제 국가 인프라 문제로 전환됐으며 각국은 자국 데이터와 모델을 통제하려 한다”며 “AI는 클라우드 정책을 넘어 ‘지능 정책’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가는 더 이상 데이터 식민지가 되길 원하지 않으며 자국 내에서 작동하는 ‘주권형 AI’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소버린 월(Sovereign Wall)’ 개념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AI 기업이 소비자 직접 접근 전략을 고수할 경우 규제에 의해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국가와 제도, 문화적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뢰는 국경을 넘는 유일한 통화”라고도 강조했다.
AI 산업 구조의 또 다른 문제는 ‘소셜 네트워크 효과 부재’라고 말했다. AI는 사용자 간 네트워크 효과가 약해 성장 비용이 높다며 “기술만으로는 대중 확산이 어렵고 중개자 기반 확산 전략이 필수가 되는 중개자 시대(Intermediary Era)”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가 성공한 이유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라는 ‘신뢰 중개자’를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AI 역시 교육자, 창작자, 커뮤니티 리더 같은 신뢰 기반 인물을 중심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되고 사용자 접점은 신뢰를 가진 인간 네트워크가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AI의 미래는 ‘에이전트 경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음 세대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채팅은 기능에 불과하고 에이전트가 비즈니스가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인프라 전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르시왈라는 “각국은 로컬 데이터 저장, 자국 내 모델 운영, 규제 기반 AI 인프라 구축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단일 AI 체계가 아닌 다극화된 AI 생태계를 만든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규제는 장애물이 아니라 경쟁 우위를 만드는 해자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AI 경쟁의 본질은 가장 똑똑한 모델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유통 구조를 가진 기업이 승리하는 게임으로 바뀌었다”며 “글로벌 성공의 핵심은 보편성이 아니라 ‘로컬 적합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업은 플랫폼이 아니라 인프라가 되어야 하며 신뢰를 가진 중개자를 통해 시장에 침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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