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머스크 스페이스X ‘콜로서스’ 손잡았다…AI 인프라 전쟁 본격화

| 유서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경쟁사 간 감정싸움보다 ‘컴퓨팅 파워’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번 주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앤트로픽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 ‘콜로서스’의 AI 칩 연산 능력을 사실상 통째로 쓰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이번 계약은 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앤트로픽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고, 클로드 모델과 회사 브랜드를 조롱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럼에도 양측이 손을 잡은 것은 결국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기업용 AI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인프라가 절실하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운영하고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고성능 GPU와 데이터센터 자원이 필수다. 반면 머스크 입장에서는 xAI의 그록 활용도가 기대만큼 빠르게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외부 고객에게 공급해 현금 흐름을 개선할 유인이 있다. 특히 향후 스페이스X 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과도한 현금 소모는 투자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오픈AI·앤트로픽, 기업 시장으로 더 깊게 침투

이번 주 또 하나의 흐름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나란히 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복수의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합작 형태의 거래를 추진하며 새로운 AI 서비스 회사를 세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는 단순한 모델 판매를 넘어, 기업 현장에 맞춘 맞춤형 AI 도입과 운영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AI 경쟁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들었는지를 넘어, 누가 더 안정적으로 기업 업무에 붙일 수 있는지로 번지는 분위기다. 수익성 높은 기업 고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테크와 전통 IT 기업의 반격도 본격화

신흥 AI 기업들만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IBM은 연례 행사 ‘싱크’에서 AI와 AI 에이전트를 시범 단계에서 실제 대규모 사용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기업 고객이 요구하는 보안, 기존 시스템 연동,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메시지다.

서비스나우 역시 기업용 AI의 ‘관제탑’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양한 AI 도구와 업무 흐름을 한데 묶어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업들이 여러 생성형 AI 서비스를 동시에 도입하며 생기는 복잡성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존 물류 서비스 확대, 이번엔 경쟁도 만만치 않다

아마존은 자사 물류 역량을 외부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내부 인프라를 외부 사업으로 키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이번에는 시장을 사실상 홀로 개척했던 클라우드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같은 날 펜스키 로지스틱스도 유사한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아마존이 초반부터 경쟁 없는 시장을 독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물류 역시 기술과 운영 효율이 결합된 영역인 만큼, 향후 가격 경쟁과 서비스 차별화가 동시에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 시즌, AI 수혜주와 실망주가 갈렸다

시장에서는 AI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른바 ‘SaaS 대재편’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적 시즌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뚜렷이 갈렸다.

데이터독과 팔란티어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고, AMD도 강한 분기 실적을 내놨다. 반면 클라우드플레어, 코어위브, Arm, 킨드릴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받았다. 이는 AI라는 거대한 테마가 모든 기업의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익화 능력과 고객 기반, 비용 구조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레브라스, 35억달러 IPO 추진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35억달러, 원화 약 5조1,208억원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가치는 270억달러, 약 39조5,937억원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세레브라스가 실제로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AI 칩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에도 적자가 이어지는 사례가 흔한데, 흑자를 기반으로 대형 상장에 나선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다음 주도 빽빽한 일정…기업용 AI 경쟁 더 뜨거워진다

다음 주에는 레드햇 서밋, 부미 월드, SAP 사파이어, 비암온, SaaStr AI 등 주요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실적 발표도 시스코($CSCO),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등 주요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번 주 흐름을 종합하면, AI 시장은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인프라, 기업 영업, 수익성, 상장 전략이 동시에 맞물리는 국면으로 들어섰다. 앤트로픽과 머스크의 ‘불편한 동맹’은 그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적대적 관계조차 시장의 필요 앞에서는 후순위로 밀릴 만큼, AI 인프라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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