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신뢰 인프라’ 과제로…비엠소프트웨어, 백업 넘어 AI 거버넌스 확장

| 김서린 기자

기업들이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AI 신뢰 인프라’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데이터 보호를 넘어, AI가 활용하는 데이터의 민감도와 복구 가능성, 보안 통제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흐름이다.

비엠소프트웨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엠온 2026(VeeamON 2026)’ 행사에서 이런 변화에 맞춘 방향성을 제시했다. 백업·복구 전문 기업으로 알려진 비엠소프트웨어는 이제 AI 거버넌스와 데이터 보안까지 사업 축을 넓히고 있다. 아난드 에스와란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회사가 가상화, 클라우드, 컨테이너 시대를 거쳐 왔으며 이제는 ‘에이전트 시대’를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앵글의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 더큐브(theCUBE) 분석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핵심은 AI 도입 확대에 따라 기업 보안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다. 데이브 벨란테는 “비엠소프트웨어는 복잡한 운영 문제를 단순하게 푸는 데 강점을 보여 왔다”며 “이제는 에이전트 기반 AI 환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AI 신뢰 인프라의 중요성은 데이터의 ‘맥락’에서 출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크리스타 케이스는 기업이 AI에 사용하는 데이터가 얼마나 민감하고 중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하며, 동시에 해당 데이터가 장애나 공격 상황에서도 복구 가능하고 충분히 탄력적인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엠소프트웨어가 기존 백업 중심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운 보안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시큐리티(Securiti) 인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인수로 비엠소프트웨어는 기존의 백업, 즉시 복구, 사고 대응 역량에 더해 데이터 보안 태세 관리와 AI 보안 태세 관리 기능을 확보하게 됐다. 기업 내부에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안 역시 기존 경계선 중심 모델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에스와란 CEO는 기조연설에서 AI 신뢰 인프라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세 가지 촉발 요인’을 제시했다. 우선 전체 기업의 81%가 이미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28년까지 3조달러, 원화 기준 약 4486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사람 1명당 82개의 에이전트가 작동하는 구조가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는 AI 환경에 걸맞은 ‘신뢰 가능한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벨란테는 “기존의 신뢰 경계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며 “AI는 그 경계를 녹여버리고 있고, 이것이 새로운 병목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보안 체계가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방식에 기반했다면, AI 에이전트가 조직 곳곳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데이터 접근과 실행 권한, 복구 체계까지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비엠온 2026은 백업 기업으로 출발한 비엠소프트웨어가 AI 시대의 보안 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준 행사로 해석된다. 기업의 AI 도입 속도가 빨라질수록 ‘AI 신뢰 인프라’와 사이버 회복탄력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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