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에이전트 확산 가로막는 건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 신뢰’

| 김서린 기자

기업들이 ‘에이전틱 AI’와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데이터 품질과 맥락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리는 기술보다 먼저, 그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업무 문맥을 확보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패트리샤 B. 무어 부미(Boomi LP) AI 필드 최고기술책임자 겸 혁신 책임자는 부미 월드 2026에서 실리콘앵글 미디어의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 더큐브와 인터뷰를 갖고, 멀티 에이전트 체계의 핵심은 ‘신뢰’와 ‘연결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트 솔루션이 실제 가치를 내려면 맥락이 필요하고, 그 맥락은 신뢰에서 출발한다”며 “데이터가 연결돼 있어야 하고 시스템은 자동화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을 보여준다. 기존 레거시 시스템은 사람이 데이터를 해석하고 부족한 맥락을 채워 넣는 구조로 설계됐다. 하지만 에이전틱 AI 환경에서는 조직 내부에 암묵적으로 쌓여 있던 지식까지 문서화하고 구조화해 AI가 읽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에이전트가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부서마다 다른 ‘활성 고객’ 정의, AI 판단 충돌 부른다

무어는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활성 고객’의 정의를 예로 들었다. 재무, 운영, 영업 부서에 각각 활성 고객이 무엇인지 물으면 서로 다른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를 조정하는 ‘의미 계층’이 없으면, 사람의 개입 없이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는 충돌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맥 없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루프 안에 없을 때 에이전트는 원래 문서화되지 않았던 요소까지 이해해야 한다”며 “그동안 조직 구성원 머릿속에 있던 지식을 비즈니스 용어집 등 어딘가에 기록해 에이전트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메타 허브’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이를 ‘부족 지식세’ 문제를 줄이기 위한 도구로 소개한다. 이는 핵심 비즈니스 정의가 문서화되지 않은 채 부서별 사일로에 갇혀 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뜻한다. 결국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의 성패는 단순한 AI 성능이 아니라, 기업 내부 지식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의미다.

단일 에이전트에서 멀티 에이전트로, 단계적 전환이 핵심

부미는 3만 개 이상 고객사와 오랜 API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통합 자산을 버리지 않고 에이전틱 AI 시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무어는 회사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즉 API 관리에 적용해온 거버넌스 원칙을 이제 에이전트 관리에도 그대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빠른 성공 사례’가 중요하다고 봤다. 처음부터 복잡한 멀티 에이전트 구조를 도입하기보다, 자동화가 쉬운 업무부터 시작해 성과를 쌓고 그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점차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무어는 “신뢰를 쌓으려면 먼저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례를 골라야 한다”며 “우선 자동화를 하고, 그 자동화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에이전트화를 진행한 뒤,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면 그다음에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어가기 전에 걷고, 걷기 전에 뛰려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접근은 최근 기업 AI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도입 자체에는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운영 자동화와 조직 전반 확산 단계에서는 데이터 표준화, 권한 관리, 문맥 정리 같은 기초 작업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결국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은 기술 도입의 종착점일 수 있지만, 그 출발점은 여전히 ‘정리된 데이터’와 ‘신뢰 가능한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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