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인공지능을 경영 토론 전면에 배치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 전환 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을 열고 하반기 경영 방향을 점검했다. 이번 포럼은 ‘생동하는 신한, 압도적 몰입’을 내걸고 시장 지위 강화와 에이엑스(AX·인공지능 전환)를 핵심 과제로 삼아 진행됐다. 국내 금융권이 금리 변동, 경기 둔화 우려, 디지털 경쟁 심화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형 금융그룹이 인공지능을 실제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깊게 접목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떠오른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신한금융이 자체 제작한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내부 토론의 ‘레드팀’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레드팀은 기존 판단이나 계획의 허점을 일부러 찾아내는 검증 역할을 뜻한다. 이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경영진 토론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반론과 대안을 제시했고, 사전 과제와 조별 발표안 평가에도 참여했다. 금융회사들이 고객 상담, 심사, 마케팅 같은 현업 분야를 넘어 전략 수립과 내부 검증 영역까지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럼 프로그램도 위기감과 변화 필요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2030년 신한금융그룹이 시장에서 사라진 상황’을 가정한 영상을 시청했고, 외부 시각에서 본 신한의 현재 위치를 짚는 강연과 함께 업무 추진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그룹 차원의 에이엑스 정밀 진단 결과도 공유했다. 이는 단순히 실적을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조직의 약점을 먼저 들여다보겠다는 접근으로 읽힌다. 금융권 전반에서 플랫폼 기업, 핀테크, 빅테크와의 경쟁이 거세지는 만큼 기존 성공 방식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포럼에서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강하게 주문했다. 진 회장은 신한 고유의 야성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과 미래 금융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의지와 결기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차별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 몰입, 팀워크를 토대로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리더들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각자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포럼에는 그룹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했고, 자회사 비상임이사와 실무자로 구성된 워킹그룹도 토론에 참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신한금융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니라 조직 운영과 전략 실행의 핵심 수단으로 확대해 적용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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