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달러 스피릿 데이터, 법원 심리 9월로

| 서지우 기자

구글(Google)이 파산 절차 중인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의 내부 업무 데이터 묶음을 1,000만 달러(약 138억원)에 낙찰받았지만, 거래 승인은 9월 9일 미국 파산법원 심리 이후로 넘어갔다. 직원 이메일과 업무 메신저 자료가 AI 학습 자산으로 거래될 수 있는지를 두고 개인정보 보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구글은 스피릿항공의 내부 사업 데이터 입찰에서 AI 데이터 기업 머코(Mercor)의 750만 달러(약 104억원) 제안을 제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매각 대상에는 직원 이메일, 마이크로소프트($MSFT) 팀즈 메시지, 스프레드시트, 캘린더, 마케팅·생산성·운영 자료가 포함됐다.

액시오스(Axios)는 법원 문서를 근거로 매각 대상에 약 1억건의 이메일과 5억건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대화가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여객 프로필이나 마일리지 정보는 포함되지 않는 구조로 제시됐다.

구글은 이 데이터를 제품 개발과 AI 모델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 대변인은 액시오스에 “스피릿항공의 기업 데이터 일부는 제품과 AI 모델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 데이터셋에서 개인 정보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객 정보와 개인식별정보를 제외하고, 제3자가 비식별화 작업을 거친 뒤 데이터를 넘기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파산법원은 스피릿항공 데이터 매각 승인 심리를 9월 9일 열 예정이다. 전미승무원협회-CWA(AFA-CWA)가 직원 데이터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협회는 8월 18일 공개한 입장에서 스피릿항공의 법원 제출 자료가 고용 기록, 급여 기록, 이메일, 셰어포인트(SharePoin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자료 등 민감한 직원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매각 자료가 비식별화되더라도 데이터 간 연결 고리가 유지되면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다시 식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초점은 고객 정보보다 직원 정보에 맞춰져 있다. 협회는 이름을 지우는 방식의 비식별화만으로는 기록 내용 자체의 기밀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본다. 업무 메신저 대화, 근태·급여 기록, 교육 자료처럼 맥락이 남는 정보는 이름이 빠져도 당사자나 특정 집단을 추적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스피릿항공은 파산 절차 속에서 유형 자산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같은 무형 자산도 매각 대상에 올린 상태다. 챕터11은 미국 기업이 법원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고 회생 또는 청산 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회생이 어려워지면 항공기와 장비뿐 아니라 내부 업무 시스템에서 생성된 자료도 채권자 회수를 위한 자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거래는 구글이 스피릿항공 내부 데이터 입찰에서 앞섰다는 본지 보도 이후 법원 승인 지연과 노조 반대가 새 쟁점으로 붙은 사안이다. 스피릿항공은 앞서 운항 중단과 전편 취소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AI 업계에서는 공개 웹데이터를 넘어 실제 기업 운영 기록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내부 이메일, 업무 메신저, 운영 문서, 가격 자료는 조직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식을 담고 있어 공개 자료와 다른 학습용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 가치가 높을수록 업무 기록의 소유권과 동의 범위도 함께 쟁점이 된다.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스피릿항공 채권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매각 대금이 회수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반면 직원들은 회사 시스템에서 생성된 업무 기록이라도 개인의 근무 이력과 대화 맥락이 남아 있다면 별도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추가 입찰도 변수로 남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AI 스타트업 마이크로1(Micro1)이 1,250만 달러(약 173억원)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제안은 경매 마감 뒤 나온 것으로 알려져 실제 매각 절차에 반영될지는 법원 판단을 거쳐야 한다.

국내 기업에도 데이터 거버넌스 문제를 되짚게 하는 사례다. AI 도입과 협업 도구 사용이 늘수록 업무 기록의 소유권, 익명화 기준, 외부 제공 가능 범위를 계약과 내부 규정으로 분명히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파산이나 인수합병처럼 회사 자산이 이전되는 상황에서는 직원 커뮤니케이션 자료가 어디까지 이전 가능한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현재 구글은 낙찰자일 뿐 최종 매수자는 아니다. 데이터는 법원 승인 전까지 구글에 넘어가지 않는다. 미국 파산법원은 9월 9일 심리에서 매각 승인 여부와 데이터 전달 조건을 다룰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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