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자체 대형 인공지능(AI) 모델 경쟁보다 구글(Google)과 엔비디아($NVDA) 인프라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아이폰 AI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역대 최대 6월 분기 매출을 낸 회사가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는 다른 길을 택한 셈이다.
애플은 6월 8일 보안 리서치 블로그에서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CC)를 구글 클라우드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6월 9일 블로그에서 자사 GPU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의 서버 기반 추론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임대와 통제’의 병행이다. 애플은 이용자 기기에서 처리할 수 있는 AI 작업은 온디바이스 모델로 처리하고, 더 복잡한 추론이나 에이전트형 작업은 서버 기반 모델로 넘기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 서버 기반 구조에 구글 클라우드와 엔비디아 GPU가 들어간다.
애플은 같은 날 머신러닝 리서치 자료에서 3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 5종을 공개했다. 일부 온디바이스 모델은 애플 실리콘에 맞춰 설계됐고, 가장 강한 서버 모델인 AFM 3 클라우드 프로는 구글과 엔비디아 협력으로 PCC를 구글 클라우드의 엔비디아 GPU까지 확장해 구동한다고 밝혔다.
PCC는 기기 안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AI 작업을 서버에서 수행하되, 이용자 데이터 보호를 함께 강조하는 애플의 클라우드 구조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추론을 나누는 방식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성능, 개인정보, 비용을 동시에 맞추기 위해 쓰는 절충에 가깝다.
이 선택은 애플의 기존 이미지와 충돌한다. 애플은 하드웨어, 운영체제, 서비스까지 강하게 통제해 온 회사다. 그러나 AI에서는 자체 모델만으로 모든 기능을 밀어붙이지 않고 외부 모델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받아들였다.
우려는 아이폰의 핵심 기능 일부가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구글의 기술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나온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교체 이유로 제시되는 상황에서 핵심 AI 성능을 외부 기술에 기대면 제품 차별성과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무 여력은 여전히 크다. 애플은 7월 30일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매출 1094억 달러(약 151조3000억원), 주당순이익 2.0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매출은 307억3900만 달러(약 42조5100억원)였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는 7월 30일 실적 발표문에서 WWDC26에서 새 시리 AI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공개한 다음 확인 지점도 이 새 시리 AI다.
시장 논점은 두 갈래다. 한쪽에서는 애플이 AI 모델 주도권을 놓치면 제품 차별성과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 프리미엄 기기 전략이 강한 회사일수록 핵심 기능의 외부 의존은 더 민감한 문제로 읽힌다.
반대 시각도 있다. 롯차일드 앤드 코 레드번(Rothschild & Co Redburn)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AI 모델 경쟁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소비자의 AI 이용 경로를 장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애플의 25억5000만 대 활성 설치 기반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 관점에서 애플의 강점은 모델 자체보다 접점이다. 모델을 직접 모두 만들기보다 아이폰, 운영체제, 앱스토어, 서비스 생태계를 통해 이용자가 AI를 쓰는 길목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AI 경쟁의 승자가 누구든 소비자와 만나는 마지막 화면이 아이폰이라면 애플의 협상력은 남는다는 해석이다.
다만 서비스 사업에는 다른 위험이 있다. 이용자가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챗GPT나 클로드 같은 별도 AI 서비스를 직접 구독하면 애플 서비스 매출의 일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AI 기능이 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앱스토어 수수료, 클라우드 비용 구조에 동시에 닿는 이유다.
한국 독자에게도 쟁점은 단순한 애플 주가가 아니다. 본지가 앞서 전한 AI 도입 기업의 비용 통제 강화 흐름처럼, 생성형 AI 확산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토큰 사용량, 클라우드 비용, 데이터 통제 방식까지 함께 따지는 단계로 들어섰다.
엔비디아에는 서버 기반 AI 추론 수요가, 구글에는 클라우드와 모델 접점 확대가 각각 이해관계로 걸려 있다. 애플에는 AI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대규모 자체 인프라 투자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새 시리 AI는 올가을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구글과 엔비디아가 들어간 애플의 AI 구조가 실제 이용자 경험과 비용 통제 양쪽에서 작동하는지는 제품 공개 이후 확인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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