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억달러 부채 엔비디아, AI 보증 노출 따진다

| 이준한 기자

엔비디아($NVDA)의 재무 논쟁이 장부상 부채 333억6600만 달러(약 45조879억원)를 넘어 AI 인프라 금융 노출로 옮겨가고 있다. 실적은 고성장을 이어갔지만 공급·용량 약정과 조건부 보증, 외부 자본 플랫폼이 함께 커지면서 시장은 재무제표 밖 부담을 따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2027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962억2200만 달러(약 132조305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약 122조3750억원)로 117% 증가했고,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은 2.22달러였다.

회사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080억 달러(약 148조5000억원), 오차 범위 ±2%로 제시했다. 다만 이 전망에는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적 자체보다 논쟁이 커진 지점은 부채와 장기 약정, 보증을 어디까지 같은 위험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엔비디아 10-Q 문서에 따르면 7월 26일 기준 장부상 부채는 333억6600만 달러였다. 회사는 6월 250억 달러(약 34조3750억원) 규모 선순위 무담보채를 7개 트랜치로 발행했다. 일부에서 거론된 800억 달러 부채는 해당 공시의 장부상 부채 수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공시에서 더 큰 숫자는 약정과 보증이다. 엔비디아는 7월 26일 기준 공급·용량 관련 미래 약정을 2790억 달러(약 383조6250억원)로 적었다. 또 오픈AI(OpenAI) 계열 고객을 위해 SB에너지(SB Energy)의 오하이오 포츠 테크놀로지 캠퍼스 임대료와 전력비 일부에 대해 최대 1050억 달러(약 144조3750억원) 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보증은 전체 부지 비용이나 임차인의 모든 의무를 떠안는 구조가 아니다. 엔비디아는 보증이 임대료와 전력비의 정해진 일부에 한정되고, 오픈AI의 신용등급 개선이나 각 리스 종료 등 조건에서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첫 단계는 2029 회계연도부터 데이터센터가 순차 가동될 때 효력이 생기는 구조다.

장기 약정은 회계상 부채와 구분된다. 통상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전력, 냉각 설비를 먼저 확보하고 매출은 장기 임대나 사용 계약을 통해 나중에 받는다. 이 시간 차이 때문에 AI 인프라 금융에서는 장부상 부채, 구매약정, 리스, 보증을 나눠 보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판매 기업에 머무는지, AI 인프라 확장을 떠받치는 금융 중개자 역할까지 맡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실적은 수요를 보여줬고, 공시는 약정과 보증의 범위를 드러냈다. 현재 확인되는 수치는 장부상 부채 333억6600만 달러, 공급·용량 약정 2790억 달러, 조건부 보증 한도 1050억 달러다.

짐 크레이머(Jim Cramer) CNBC ‘매드머니(Mad Money)’ 진행자는 실적 이후에도 엔비디아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크레이머가 투자자들에게 엔비디아 회의론을 걸러 봐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크레이머가 AI 인프라 투자를 과거 시장 붕괴 사례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대목](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0494)을 전한 바 있다.

반대 시각도 있다. 마켓워치는 엔비디아가 재무제표를 전략적 안전판처럼 쓰면서 ‘balance-sheet-as-a-service’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모건스탠리 코멘트를 전했다. 같은 코멘트는 엔비디아의 전체 노출이 2028년 말 약 2000억 달러(약 275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지만, 엔비디아의 현금 창출 능력도 함께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10일 아폴로(Apollo), 블랙록(BlackRock), 블랙스톤(Blackstone), 브룩필드(Brookfield),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KKR과 AI 컴퓨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세우고 5000억 달러(약 687조5000억원) 이상의 3자 자본을 동원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후 10-Q에서 대형 자본공급자들과 맺은 예비 합의가 확정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다.

이 구상은 [AI 인프라 금융이 칩 판매를 넘어 장기 컴퓨트 수요와 계약 현금흐름을 따지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본지의 앞선 보도](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1806)와도 맞닿아 있다. 금융사는 GPU와 데이터센터 캐파의 담보 가치, 고객 계약의 안정성, 전력 조달 조건을 함께 본다. 반도체 공급망과 자본시장이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묶이는 셈이다.

이 논쟁은 엔비디아 한 종목의 회계 쟁점을 넘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구조를 함께 보게 하는 사안이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는 미국 대형 기술주, 반도체 공급망, 전력 인프라와 맞물려 있다. 크립토 시장과 기술주가 유동성 환경에 함께 영향을 받는 만큼, AI 인프라 자금 구조가 위험자산 심리와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큰 수치를 곧바로 확정 부채로 읽는 것은 과장이다. 1050억 달러 보증은 조건부 약정이고, 5000억 달러 자본 플랫폼도 확정 계약 단계가 아니다. 향후 쟁점은 공급·용량 약정이 실제 비용으로 얼마나 옮겨지는지, 보증 조건이 어떤 속도로 발효되는지,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이 다음 분기 이후 가이던스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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