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식매매, 국내 증권사 하반기 출시 채비

| 김하린 기자

국내 증권사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계좌를 연결하는 거래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자연어 기반 주식 매매 환경이 국내 투자자 앞에 놓였다. 이용자가 AI에 계좌 조회, 시세 확인, 주문 조건을 말로 지시하면 AI가 증권사 시스템과 연결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한국경제는 31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 하반기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CP는 AI 언어 모델이 외부 데이터와 도구에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결되도록 돕는 기술이다.

증권 계좌와 연결되면 AI는 잔고와 시세를 조회하고, 사용자가 정한 조건에 따라 주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자동조건 매매가 프로그램 설정과 거래 화면 조작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면, MCP 기반 거래는 일상 언어를 입력창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

해외에서는 AI 자율 매매 실험이 먼저 주목받았다. 더 클로드 포트폴리오는 8월 5일 공개한 게시물에서 "S&P500지수를 이겨줘"라는 지시로 운용한 5만 달러(약 6,873만원) 포트폴리오가 3월 3일 이후 19.04% 수익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S&P500 상승률 12.24%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례는 짧은 기간의 실험 성격이 강하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클로드 포트폴리오가 주식 매매에 특화된 AI 모델을 사용한 사례라며, AI 성능이 충분히 고도화돼 있지 않다면 실제 수익률은 벤치마크 지수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빈후드($HOOD)는 5월 27일 뉴스룸에서 고객이 제3자 AI 에이전트를 로빈후드 MCP 서버에 연결해 거래와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AI 에이전트가 주 계좌 전체를 다루지 않도록 별도 계좌와 전용 잔액 구조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2분기 실적 자료에서 에이전틱 거래 계좌가 약 10만개 개설됐고 관련 고객자산(AUC)이 1억 달러(약 1375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AI가 거래 접점에 들어오더라도 계좌 분리와 잔액 제한 같은 통제 장치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움직임이 확인된다. 한국투자증권 개발자센터는 KIS Trading MCP를 통해 국내·해외주식, 선물·옵션, 채권, ETF·ETN, 인증 등 오픈API 기능을 MCP 서버 도구로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페이지에서 모의투자 환경에서 먼저 연습하고, 실제 거래 전 개인정보와 API 키를 안전하게 관리하라고 고지했다. 초기 설정과 인증, 권한 부여 과정이 실제 거래의 핵심 안전장치로 작동하는 구조다.

다올투자증권은 MCP 안내 페이지에서 만 19세 이상 본인 계좌 보유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MCP 서버가 투자자 본인의 PC에서 동작하며, 외부 AI 도구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 분석이나 수익률 추정은 회사의 공식 결과가 아니라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은 국내주식과 시세 조회를 우선 지원하고, 해외주식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한국경제 보도에는 토스증권도 별도 키 발급이나 복잡한 설정 없이 에이전틱 AI와 계좌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증권사 서비스가 확산되면 거래 화면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자연어로 조건을 설정하는 방식이 늘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는 특정 종목의 가격 조건이나 보유 비중을 AI에 말하고, AI는 연결된 증권사 도구를 통해 조회와 주문 절차를 분리해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최종 주문 확인, 계좌 분리, 호출 한도, 로그 기록 같은 통제 장치가 투자자 보호의 핵심이 된다. AI가 투자 판단을 대신한다기보다, 투자자가 내린 조건을 어떤 범위와 절차 안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할지가 쟁점이다.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와 금융 인프라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코인베이스가 AI 에이전트의 유에스디코인(USDC) 결제를 지원한 사례를 전했다.

다만 이번 국내 증권사 MCP 서비스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거래에 직접 미칠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 MCP 서비스의 중심은 현재 주식 계좌 조회와 주문 절차 연동에 놓여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다수 AI가 비슷한 매매 패턴을 보이면 수급 쏠림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증권사는 AI 연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망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전틱 거래의 확산은 편의성보다 통제 구조와 책임 범위를 먼저 시험받게 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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