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10곳 이상 카운티 집값, 없는 곳의 2.5배

| 최윤서 기자

데이터센터가 10개 이상 들어선 미국 카운티의 중간 주택가격은 43만1750달러(약 5억7984만원)로,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운티의 17만4500달러(약 2억3435만원)보다 2.5배 높았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주택가격 상승을 일으켰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발표한 ‘2026 Data Center Impact Report’에서 미국 3,200개 이상 카운티 자료와 2,300명 이상의 공인중개사 설문을 분석했다. 미국 카운티의 92%에는 매핑된 데이터센터가 없었고, 10개 이상 보유한 카운티는 1%에 그쳤다.

북부 버지니아의 루던 카운티와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는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약 19%가 몰려 있었다.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운티의 최근 10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64%, 10개 이상 들어선 카운티는 95%였다.

NAR는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이 건설 이전부터 고소득·고학력 기술산업 중심지였다는 점을 들어 주택가격과 데이터센터 사이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로런스 윤(Lawrence Yun)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일한 데이터센터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숫자만으로 주택가격이나 고용, 전기요금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개업계의 체감도 엇갈렸다. 데이터센터가 이미 들어섰거나 개발 중이라고 답한 중개인은 38%였고, 인근 주택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봤다는 응답은 25%, 부정적 영향을 봤다는 응답은 22%였다.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50%가 주변 가격 상승을, 42%가 산업용 부동산과 토지 수요 증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주요 우려로는 전기요금과 물 사용량이 꼽혔으며, 전력비 우려는 61%, 물 사용 우려는 56%였다.

2020~2024년 주거용 전기요금 상승률은 데이터센터가 10개 이상 있는 카운티에서 21.4%,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운티에서 15.7%였다. 두 집단의 집계 범위와 지역 조건이 달라 수치를 직접적인 원인·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리얼터닷컴은 2019~2025년 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43개 우편번호 지역을 유사 지역과 비교했다. 데이터센터 가동 뒤 1년 동안 매매가격은 비교지역보다 약 1%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고, 2년 차에는 비교지역이 소폭 앞섰다.

이 분석에서는 텍사스와 거래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11개 주가 제외됐다. 데이터센터 가동 후 2년만 살펴봐 소음·교통·전기요금 같은 장기 영향은 포함하지 못했다.

지역 사례는 더 뚜렷하게 갈렸다. 텍사스 애빌린에서는 오라클이 운영하고 오픈AI가 사용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건설로 외부 인력이 유입됐고, 현지 중개인 스티브 스토볼은 주택과 임대주택, 호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토볼은 애빌린의 중간 주택가격이 약 6년 전 25만달러(약 3억3575만원)에서 현재 약 34만2000달러(약 4억5931만원)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치의 별도 공공통계 교차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북부 버지니아에서는 데이터센터 소음과 전력 인프라, 생활환경을 우려해 이주를 고려하는 주민이 나타났다. 다만 루던·페어팩스·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전체 주택시장이 데이터센터 논쟁으로 약화됐다는 명확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루던 카운티를 대상으로 한 SSRN 연구는 데이터센터에서 0.5마일 이내 주택이 더 먼 유사 주택보다 약 2.8%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분석했다. 이 결과는 카운티 단위인 NAR 분석과 43개 우편번호를 비교한 리얼터닷컴 분석과 달라 거리·표본·방법론 차이를 함께 봐야 한다.

리얼터닷컴은 대형 데이터센터 반경 5마일 이내에서 이뤄진 미국 주택거래 비중이 2018년 상반기 0.67%에서 2026년 상반기 1.5%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기존 시설 주변 거래가 급증했다기보다 신규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지역에 들어선 영향으로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와 주택시장 사이의 관계는 시설 수보다 입지, 주택 공급, 전력비와 소음 등 지역 조건에 따라 달라졌다. 데이터센터와 가상자산 채굴장 또는 반도체 공장을 주택가격과 직접 연결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번 분석의 중심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전력망과 주민 반발은 본지가 앞서 보도한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갈등과도 이어진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산이 미국 전역 주택가격에 동일한 효과를 냈다는 결론은 제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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