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출 2조5278억달러…CEO 56% 효과 못 확인

| 서도윤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지출이 2026년 2조5278억달러(약 339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AI 투자를 확대한 기업 모두가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 성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가트너는 2026년 1월 발표 자료에서 글로벌 AI 지출이 전년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지출 확대 속에서 기업들은 투자 규모뿐 아니라 실제 재무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I 인프라 지출은 1조3664억달러(약 1835조원)로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등 AI 운영 기반에 대한 투자가 지출 증가를 이끄는 구조다.

PwC의 제29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조사에서는 AI가 비용 절감과 매출 증가를 모두 가져왔다고 답한 CEO가 12%에 그쳤다. 비용 또는 매출 중 한쪽에서만 성과를 냈다는 응답은 33%였고, 56%는 아직 뚜렷한 재무적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조사는 95개 국가·지역의 CEO 44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PwC는 AI를 제품과 서비스, 고객 경험, 전략적 의사결정에 폭넓게 적용한 기업이 제한적인 시험 운영에 머문 기업보다 재무적 성과를 보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I 성과가 일부 기업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PwC는 2026년 AI 관련 분석에서 전체 기업의 20%가 AI 기반 가치의 7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와 기술 기반, 책임 있는 AI 체계를 갖췄는지가 기업별 성과 차이를 가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치기보다 기존 업무와 연결하는 수준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마이클 코벨로(Michael Covello)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2026년 6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AI 공급망 전반에 “FOMO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가 먼저 AI의 수익 구조를 찾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기업과 모델 개발사, 인프라 사업자의 지출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벨로의 발언은 시장 심리에 대한 분석으로, 개별 기업의 투자 성과를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AI 지출 증가와 그 지출이 매출·비용 절감·생산성으로 전환됐다는 사실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가트너는 같은 자료에서 2026년 AI가 ‘환멸의 골짜기’ 단계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보다 기존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AI 기능을 우선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환멸의 골짜기’는 신기술에 대한 초기 기대가 낮아지고 실제 활용성과 수익성이 검증되는 단계를 뜻한다. 가트너는 AI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투자 규모보다 예측 가능한 투자수익률(ROI)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AI 산업의 지출 구조에는 기업 사용자와 모델 개발사, 인프라 사업자가 함께 포함된다. 이들 주체는 AI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설비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사용량과 수익 창출 수준을 통해 투자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앞서 본지는 AI 인프라 장기 약정이 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도했다. 대규모 설비와 장기 계약이 이어질수록 기업의 AI 사용량과 수익 창출 수준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자료와 맞닿아 있다.

가트너와 PwC의 자료는 AI 투자 확대 자체와 기업별 성과 차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액이 커지는 만큼 기업별 AI 투자수익률과 업무 통합 수준을 확인하려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인되는 핵심은 글로벌 AI 지출이 2026년에도 증가하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수준의 재무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AI 시장은 투자 규모를 늘리는 단계와 실제 수익성을 검증하는 단계가 겹쳐 진행되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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