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농업 기업 부문의 실질 시간당 보상이 2026년 2분기 전년 동기보다 0.1% 감소했다. AI 고노출 직군의 실질 임금 증가율도 저노출 직군보다 6.7%포인트 낮았지만, 해당 직군의 고용 감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실질 시간당 보상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3.3% 줄었다. 노동자 보상이 기업 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은 52.8%로, 통계가 시작된 1947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명목 임금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2026년 6월까지 1년간 민간·주 및 지방정부 근로자의 임금·급여는 3.2%, 전체 보상은 3.4%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보상은 줄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뢰크(Torsten Slok) 파트너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사니아 에들리(Sania Edlich)는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321개 직업을 분석했다. 2023년 이후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의 실질 임금 증가율은 저노출 직군보다 6.7%포인트 낮았다.
아폴로 분석에서 AI 고노출 직군의 고용 수준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기업이 AI로 얻은 생산성 향상을 인력 감축보다 임금 상승 억제 형태로 흡수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분석 대상은 전체 BLS 직업 분류 약 800개 가운데 321개였고, 고노출 기준을 충족한 직업은 11개였다. 표본이 제한적인 만큼 미국 전체 노동시장으로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스콧 데이비스(Scott Davis) 연구자는 205개 직업을 분석해 AI 노출도와 임금 증가율 사이에 전체적으로 뚜렷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경험 프리미엄이 중간 수준인 직업에서도 AI 노출도와 임금 증가율 사이의 통계적으로 뚜렷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직업별 차이는 나타났다. 경험 프리미엄이 0%인 직업에서는 AI 노출도가 1표준편차 높아질 때 임금 증가율이 0.28%포인트 낮아졌고, 경험 프리미엄이 높은 직업에서는 AI가 숙련 노동자를 보완해 임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관찰됐다.
두 분석은 AI와 임금의 관계를 다르게 포착했다. 아폴로는 실제 AI 사용 데이터와 임금 변화를 연결했고, 댈러스 연은은 직업별 경험 프리미엄과 AI 노출도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미국의 전체 임금 흐름은 AI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고임금 기술·전문 서비스 부문의 고용 둔화, 코로나19 이후 과잉 채용의 정상화,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보건·외식 부문의 고용 증가가 평균 임금 지표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질 시간당 보상은 명목 보상에서 물가 변화를 반영한 지표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기업이 생산한 산출 가운데 노동자 보상으로 돌아가는 비중을 나타내므로, 임금 수준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과 가격 흐름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번 분석의 시간 범위는 2023년 이후다. 최신 BLS 자료에서는 2026년 2분기 실질 시간당 보상과 노동소득분배율이 집계됐지만, 이 수치만으로 최근 변화의 원인을 AI로 확정할 수는 없다.
아폴로는 2026년 5월 보고서에서 AI 관련 충격이 대규모 해고보다 젊은 노동자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 축소 형태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고용 감소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AI의 노동시장 영향이 고용 규모보다 직무와 임금 경로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AI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미국 노동자가 3%에 그쳤다는 본지 조사 보도에서도 AI의 영향이 대규모 대체보다 일부 직무와 승진 경로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소개됐다. 이번 연구 역시 고용 감소보다 직군별 임금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AI 노출도와 임금 둔화가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인과관계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직업별 숙련도와 표본 범위, 경기 흐름과 산업별 고용 구성 변화를 함께 살펴야 두 분석의 차이를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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