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인공지능(AI) 안전장치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기업 주도의 안전 기준 마련을 주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확대가 미국의 기술 우위를 약화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미국 하원의장은 13일 CNN과 NBC에 출연해 AI 기업이 제품 안전에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통제 불능 상태로 달리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의회가 ‘긴급 중단’을 서둘러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를 제안했다. 의회가 일괄적인 규제를 주도하기보다 기업들이 개발 속도와 안전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AI 안전장치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발언은 혁신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아일랜드에서 AI 개발 제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AI에서 승리하는 쪽이 승리한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규제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입법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14일에는 소셜미디어에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한다는 우려를 ‘사기’로 규정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AI에 필요한 유일한 안전장치가 “강하고 똑똑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규제 체계보다 행정부의 판단과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발언이다.
논쟁의 배경에는 AI 업계 내부에서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스로픽(Anthropic) CEO는 12일 공개한 3,800단어 분량의 글에서 AI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가 안전성 연구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모데이는 모델 개발을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안전 검증과 외부 평가가 따라갈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전성 연구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업계 내부의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AP통신은 샘 알트먼(Sam Altman) 오픈AI(OpenAI) CEO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아모데이의 개발 속도 조절 주장에 공개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알트먼은 개발 속도를 조절할 가치가 있다면서 국제적 공조에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존슨 의장은 AI 기업들 사이에도 안전장치의 범위와 방식에 합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 주도 접근을 강조하면서도 업계 내부의 공통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AI 기업 경영진의 발언을 근거로 의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AI 기업 경영진이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의회가 미국인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이 앞서 AI 기업들과 안전장치 합의를 추진한 구상도 구체적인 입법 일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제안 역시 법안 확정보다 업계와 안전 기준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AP통신은 AI가 기술정책을 넘어 11월 중간선거의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토지 문제와 일자리 감소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술 우위를, 존슨 의장은 혁신과 안전 규제의 병행을 내세웠다.
현재 확인된 발언만으로 미국의 AI 규제 방향이나 긴급 입법 일정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존슨 의장이 제안한 고위급 회의의 개최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으며, AI 규제 논쟁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나 관련 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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