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이마스(Alex Imas) 등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은 29일 딥마인드 인스티튜트(DeepMind Institute)에 공개한 에세이에서 에이전트 간 협력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시장 구조와 고용·임금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경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는 실제 변화 시점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AI 역량에 따른 모형 분석이다.
알렉스 이마스(Alex Imas) 구글 딥마인드 AGI 경제학 책임자, 앤드루 코(Andrew Koh) 연구원, 셰인 레그(Shane Legg) 공동창업자 겸 최고 AGI 과학자는 29일 딥마인드 인스티튜트에 공개한 에세이에서 “더 똑똑한 AI는 생산성을 높이지만 실질적인 경제 변화는 에이전트가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 개별 AI의 문제 해결 능력과 조직 단위의 협업 능력을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세이는 경제 모형을 담은 ‘Organizing Intelligence’ 논문을 바탕으로 역량 변화에 따라 시장 구조와 고용, 임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연구진은 AI 발전을 하나의 점수나 순차적인 단계로만 보지 않고, 개별 업무 능력과 협력 능력이라는 두 축으로 나눴다.
개별 업무 능력은 수학·글쓰기·코딩처럼 에이전트 하나가 맡은 과제를 처리하는 역량이다. 연구진의 모형에서 이 능력이 높아지면 임금과 가격, 기업 안의 인간과 AI 구성은 점진적으로 바뀌지만 산업 구조는 대체로 유지된다.
협력 능력은 여러 에이전트가 조직 안에서 함께 일하고 업무를 조율하는 역량이다. 연구진은 협력이 일정 문턱을 넘으면 조직을 키울 때 생산성이 달라지며, 시장 집중도와 고용·임금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사람이 협업할 때 개별 능력의 차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기 위해 100명에게 수학·언어 추론·과학·패턴·문화·경제 등 여섯 분야의 과제를 냈다. 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도 반드시 높은 점수를 받지는 않았다. 참가자마다 강점과 약점이 달랐다는 것이다.
특정 과제에서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도록 짝지은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짝지은 경우보다 32% 높은 성과를 냈다. 연구진은 이를 각자의 약점을 다른 사람의 강점으로 메우는 조직의 ‘모자이크 지능’으로 설명했다. 개인의 점수만으로 팀의 수행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사람은 조직 안에서 전문성을 나누고 역할을 맞춰 개인이 혼자 내기 어려운 성과를 낼 수 있다. 코딩과 글쓰기가 모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예로 들면, 각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AI 에이전트는 복제해 필요한 만큼 늘릴 수 있지만, 같은 모델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능력의 폭이 넓어지지 않을 수 있다. 연구진은 개별 모델이 사람 한 명보다 뛰어나더라도,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인간 팀이나 인간·AI 혼합 조직보다 시장에서 우위에 선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모형은 조직 규모가 커질 때 생산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세 구간으로 나눈다. 협력이 매우 낮으면 각자 일하는 편이 낫고, 중간 수준에서는 소규모 조직의 분업이 생산성을 높인 뒤 규모가 커질수록 조율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초협력 임계점을 넘으면 조직에 구성원을 더할수록 구성원당 생산성도 높아지는 구간에 들어선다.
최소 AGI 단계에서는 여러 과제에서 인간 평균 수준에 이르는 AI가 등장해도 인간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모형은 가정했다. AI와 역량이 겹치는 업무의 임금은 컴퓨팅 비용에 가까워지고, 전문성과 조정 능력을 갖춘 사람의 임금은 높아질 수 있다. 소규모 AI 기업이 전문 시장에 진입하면서 일부 재화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도 제시됐다.
초고성능 AI 단계에서는 AI가 협력 능력을 제외한 개별 과제에서 인간 전문가를 앞서더라도 기업 규모가 반드시 커지는 것은 아니다. 협력에 한계가 있으면 조직의 확장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기업은 더 생산적이지만 규모는 커지지 않거나 줄어들 수 있고, 사람의 역할은 방향 설정과 조정으로 이동한다.
초협력 AI 단계는 개별 AI의 성능이 최소 AGI 수준에 머물더라도 에이전트 간 협력이 임계점을 넘는 경우다. 모형에서 소프트웨어·물류·금융처럼 수요가 크고 표준화된 시장은 대형 AI 조직에 생산이 집중되고, 고용과 임금이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수요가 제한된 전문 시장이나 사람과의 관계 자체가 가치인 서비스에는 같은 규모의 집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개별 업무 능력과 협력 능력이 모두 초고성능·초협력 수준에 이른 경우를 연구진은 인공초지능(ASI)으로 분류했다. 모형에서는 표준화된 시장의 대형 AI 기업 집중이 이어지고, AI가 전문 시장의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사람의 참여가 서비스의 가치를 만드는 분야가 노동의 대안으로 커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현재 AI가 개별 과제 수행에서는 강해졌지만 여러 에이전트의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낯선 문제를 나눠 풀고, 작업을 넘길 때 맥락을 유지하며, 서로의 오류를 바로잡는 능력을 측정할 조직 단위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임금과 직무 변화가 기업 구조 변화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딥마인드 인스티튜트는 구글·구글 딥마인드 연구자들이 시작한 아이디어와 연구 논의 플랫폼이며, 이곳의 글은 구글의 공식 견해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이번 내용은 특정 산업의 고용이나 임금이 언제 변할지 확정한 전망이 아니라 경제 모형에 따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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