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인텔 인수설 재점화… 시장 반응은 '미지근'

| 최윤서 기자

브로드컴(AVGO)의 인텔(INTC) 인수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거래가 브로드컴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소 냉랭하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의 보고서에 따르면, 브로드컴이 인텔의 서버 칩 및 핵심 PC 사업을 인수할 경우 ‘매우 수익성 높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애널리스트 하쉬 쿠마르(Harsh Kumar)는 브로드컴이 과거 인수했던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재건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거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인텔이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 부문과 지적재산권 문제,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인텔은 최근 자사의 영업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마무리했다. 전직 인텔 엔지니어인 바룬 굽타(Varun Gupta)는 자사의 영업 기밀을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FT)에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굽타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인텔에서 근무했으며 퇴직 직전 USB 드라이브에 약 180개의 기밀 파일을 저장한 후, 이를 활용해 인텔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28만 달러(약 4억 600만 원)의 변호사 비용 배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미 법무부는 이에 대한 별도의 배상을 요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편, 인텔의 향후 주가 전망에 관한 월가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인텔 주식에 대한 월가 분석가들의 평가를 종합한 결과, ‘보유(Hold)’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27명이 ‘보유’를, 5명이 ‘매도(Sell)’를, 단 1명만이 ‘매수(Buy)’ 의견을 냈다. 현재 인텔 주가는 1년 동안 41.49% 하락한 상태이며, 평균 목표 주가는 22.67달러로 현재가 대비 9.28% 하락 여지를 시사하고 있다.

인텔의 사업 구조 조정과 브로드컴과의 협력 가능성이 시장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규제 이슈와 인텔의 전략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