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인프라 혁신하는 엔소, 22억 달러급 디파이 유동성 이전 성사

| 손정환 기자

웹3 인프라 생태계가 급속도로 진화하는 가운데, 디파이(DeFi) 슈퍼 앱을 지향하는 ‘엔소(Enso)’와 그 창업자인 코너 하우(Connor Howe)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초기 ‘뱀파이어 어택’으로 불리는 경쟁자 유입을 겪은 후, 블록체인 개발의 복잡성을 해소하는 **의도 기반(intent-driven)** 인프라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하우는 “우리는 웹3에서 앱이 너무 적은 이유를 근본적으로 이해했고, 개발자에게 필요한 건 단순화된 도구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엔소는 다양한 체인과 프로토콜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레이어를 구축하며 블록체인 간 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존에는 개발자가 체인마다 다른 스마트컨트랙트를 직접 작성해야 했지만, 엔소는 이 과정을 추상화해 개발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하우는 “개발자는 이제 결과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구조는 ‘액션 프로바이더’, ‘그래퍼’, ‘밸리데이터’ 세 주체로 구성된다. 액션 프로바이더는 모듈형 컨트랙트 추상화를 제공하고, 그래퍼는 이들을 조합해 최적의 실행 경로를 설계한다. 밸리데이터는 해당 경로를 검증하고 시뮬레이션 후 실행을 승인한다. 사용자는 ENSO 토큰 수수료를 지불하며, 이 수익은 세 주체에 분배돼 네트워크 기여를 독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최근 이 같은 인프라 성과를 입증하듯, 엔소는 디파이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유동성 이전 프로젝트 ‘보이코(Boyco)’에서 3일간 약 3조 1,470억 원(약 2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며 안정성과 확장성을 입증했다. 이 토큰 세일은 현재 코인리스트(CoinList)를 통해 진행 중이며, 일반 투자자도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해 하우는 “엔소는 단순한 API를 넘어 완전히 분산화된 개발 네트워크로 진화 중이다. 스마트컨트랙트의 추상화를 누구나 기여할 수 있도록 라이브러리를 공개하고, 솔라나(Solana) 및 무브(Move) 기반 체인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단 하나의 통합 지점에서 수백 개 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에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웹3 개발의 복잡함이 엔소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빠르게 단순화되고 있다. 블록체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며 대규모 사용자 기반 확보를 겨냥하는 이 흐름은, 앞으로 디파이부터 게임, 실물자산 토큰화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응용이 가능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