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ON)이 글로벌 USDT(테더) 전송 시장에서 이더리움(ETH)을 압도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트론은 이더리움 대비 5배 이상의 일일 스테이블코인 전송량을 기록하며 신흥국 중심의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카르멜로 알레만(Carmelo Alemán)은 지난 6월 29일 기준, 트론을 통해 전송된 USDT가 약 694만 달러(약 96억 6,660만 원)에 달한 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약 131만 달러(약 18억 2,090만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격차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트론의 구조적 채택 확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트론을 통한 USDT 거래가 폭증하는 배경에는 낮은 수수료와 즉각적인 결제 완료 시간 등 트론 네트워크의 높은 효율성이 있다. 알레만은 “트론 네트워크는 베네수엘라, 터키,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등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국가들에서 거의 ‘모바일 기반 대체 은행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트론 기반 TRC-20 USDT가 이들 지역에선 기본 옵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 역시 USDT 입출금 기본값을 TRC-20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2021년 10월부터 본격화됐으며, 그 결과 이더리움 기반의 유동성이 트론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됐다. 다만 여전히 이더리움은 디파이(DeFi) 분야에서는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트론 네트워크에 발행된 USDT 규모는 약 800억 달러(약 111조 2,0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는 테더사가 해당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로, 최근에는 트론에만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규모의 USDT를 새로 발행했다.
트론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더 큰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기업 SRM 엔터테인먼트와의 ‘우회 상장’ 방식 미국 증시 진출 가능성이 보도됐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관련된다는 일부 소문은 본인의 부인으로 일축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콜롬비아와 브라질,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가나 등 주요 10개국 중 6개국에서 트론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역시 트론을 통한 USDT 거래량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술적·지정학적 우위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론의 네이티브 토큰 TRX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약 1,324억 달러(약 184조 원)의 월간 전송량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시가총액 기준 암호화폐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현재 TRX는 USDC 바로 아래, 도지코인(DOGE)과 카르다노(ADA)를 앞지른 상태다.
TRX 가격은 최근 24시간 기준 0.7%, 지난 30일 기준으로는 4.1% 상승했다. 1주일 동안은 2.1%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0.2% 상승에 그친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보다 월등한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은 트론이 단순 거래 수단을 넘어 글로벌 블록체인 경제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