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유동성, 깊이, 그리고 체결 안정성의 가치

| 토큰포스트

급격한 성장 — 파생상품이 시장의 중심으로

2025년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은 단순한 틈새 투자 수단을 넘어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체 거래량 중 파생상품 비중이 크게 늘었으며, 일간 평균 거래 규모 또한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관 자금 유입과 개인 투자자의 파생상품 활용 증가, 변동성 기반 단타·헤지 전략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수료(fee)보다 시장 유동성(liquidity depth)과 거래 체결 안정성(execution stability)이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슬리피지와 유동성 격차 — 거래 품질의 숨은 지표

파생상품에서 슬리피지는 사용자가 주문을 넣은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대량 주문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거나, 가격 변동폭이 확대돼 예상치 못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무기한(perpetual) 선물 시장에서는 이러한 슬리피지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유동성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동일한 BTC/USDT 무기한 계약이라도 거래소마다 슬리피지 수준과 호가 깊이(depth)에 큰 차이가 있으며, 이는 단순 거래량 차이뿐 아니라 마켓 메이커 참여도, 유동성 관리 구조, 시장 설계 방식 등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결국 낮은 수수료가 곧 ‘좋은 거래 환경’을 의미하지 않으며, 촘촘한 호가와 깊은 유동성, 급변장 속에서도 안정적인 체결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탈중앙화 파생상품 플랫폼(Perp-DEX)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주요 플랫폼은 일정 기간 중앙화 거래소(CEX)에 근접한 거래량을 기록하며 시장 관심을 끌고 있다. Perp-DEX는 자산 직접 보유(custody), 스마트 계약 기반 투명성, 글로벌 접근성 등 탈중앙화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많은 이용자가 여전히 CEX를 선호하는 이유는 유동성 깊이와 체결 속도, 낮은 슬리피지 등에서 발생하는 체결 신뢰도 차이 때문이다. 일부 분석에서는 “CEX만큼의 유동성과 체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Perp-DEX 사용자가 이탈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Perp-DEX는 레이어-2, 맞춤형 체인, 가스 비용 최적화 등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며 실사용 가능한 파생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레이더의 선택 기준: 단순 수수료 vs. 체결 품질

트레이더들의 거래소 선택 기준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한때 수수료가 낮은 거래소가 선호되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체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기 매매나 고배율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트레이더에게는 체결 속도, 슬리피지, 유동성 깊이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틱의 가격 차이도 수익률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헤지 목적 또는 알고리즘 기반 전략을 운용하는 이용자들은 펀딩율 안정성, 일관된 주문 체결, 청산 리스크 최소화 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반복적으로 포지션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예측 가능하고 구조적으로 안정된 거래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자들 역시 파생상품 활용 이전에 유동성과 출금 안정성을 주요 기준으로 제시한다. 자산 이동의 유연성과 출금 지연 리스크 회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수료가 낮은 거래소가 정답”이라는 공식은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거래 환경 제공 여부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은 높은 성장세와 함께 사용자 기대치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많은 거래소가 여전히 저렴한 수수료 경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트레이더들이 체감하는 핵심 요소는 유동성, 호가 깊이, 체결 속도, 슬리피지 등 거래 품질이다. 중앙화 거래소든 탈중앙 플랫폼이든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는 기능의 다양성이 아니라, 체결 신뢰도와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와 사용자에게는 거래소 선택 시 수수료보다 체결 품질과 유동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