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 법원이 코인베이스 이사진을 상대로 제기된 내부자 거래 혐의 소송에 대해 기각을 거부하고 정식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약 2조 9,000억 원 규모의 상장 직후 주식 매각 논란이 다시 물살을 타고 있다.
이 결정은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벤처 투자자 마크 안드리센 등 고위 임원이 포함된 이사회 인사들이 2021년 4월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직상장을 추진하며 자사 주식을 대규모 매각한 사안과 관련돼 있다. 당시 이사진들은 전통적인 락업(lock-up) 제약 없이 상장 첫날 주식을 팔며, 총 20억 달러(약 2조 9,020억 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내부조사 보고서에도 기각 불가 판결
소송은 2023년 주주 애덤 그래브스키가 제기했으며, 이사진이 상장 시 주요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가 고점을 피하고 약 10억 달러(약 1조 4,510억 원)의 잠재 손실을 회피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특별 소송위원회(SLC)를 설치하고 10개월간 조사했으며, 이사진들이 정보를 악용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해당 위원회의 독립성을 문제 삼아 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위원 중 한 명인 고쿨 라자람이 마크 안드리센 및 그의 투자사인 안드리센호로위츠와 사업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둘은 2007년 스타트업 투자부터 최근까지 최소 50건의 공동 투자를 진행했다. 판사는 “라자람의 선의는 의심되지 않지만, 해당 관계는 독립성을 훼손할 만큼 충분히 중대한 이해 상충 요소”라고 지적했다.
‘직상장’ 구조가 불러온 내부자 매도 논란
해당 소송은 코인베이스가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대신 ‘직상장’을 택한 방식 자체가 문제의 단초로 지목된다. 직상장은 기존 주주가 바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내부자 거래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소송에 따르면 암스트롱 CEO는 약 2억 9,180만 달러(약 4,232억 원),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약 1억 1,870만 달러(약 1,723억 원), 최고운영책임자 에밀리 최는 약 2억 2,400만 달러(약 3,252억 원), 공동창업자 프레드 에어삼은 약 2억 1,950만 달러(약 3,185억 원) 상당의 주식을 상장 직후 매도했다.
이사진은 상장 직전 내부 회계법인 안데르센택스로부터 전달받은 기업가치 산정 자료에서 주식 고평가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 당일 주가는 381달러에서 출발했지만, 5주 만에 주가는 37% 넘게 하락하며 약 370억 달러(약 53조 6,870억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코인베이스·안드리센호로위츠, 델라웨어 탈출 수순
코인베이스 측은 판결 직후 “근거 없는 주장에 맞서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며 내부 정보의 활용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소송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도 코인베이스 주가는 비트코인(BTC)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부자 거래 주장을 반박하는 데 활용됐다.
위원회 법률대리인 브래드 소렐스는 “이사진 대부분이 주식 매각을 꺼려했으며, 오히려 회사와 투자은행의 요청으로 단지 전체 지분의 약 1%만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 안드리센을 비롯한 일부 기술 투자자들은 델라웨어 기업법원의 ‘창업자 및 이사회에 대한 편향적 태도’를 비판하며 관할권 이탈을 선언했고, 코인베이스 역시 지난해 11월 “장기 전략과 규제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며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2023년 자사 직원의 형사상 내부자 거래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경영진을 겨냥한 민사 소송에서도 도덕성과 통제 이슈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 인물들의 평판 리스크와 상법적 책임이 교차하는 한편, 상장 방식을 둘러싼 제도적 공백도 부각되고 있다.
💡 “상장 직후 주가 급락… 내부자는 무엇을 알고 있었나?”
코인베이스 고위 임원들은 상장 당일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약 2.9조 원을 현금화했고, 5주 만에 시가총액이 50조 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내부자 정보를 활용했는지 여부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투자자는 다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는 과연 그들처럼 가치 판단을 '데이터 기반'으로 내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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