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킨슨 “구글·MS 클라우드 위협 아냐”…블록체인 탈중앙화 논쟁 확산

| 서도윤 기자

카르다노 창업자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이 ‘탈중앙화’와 클라우드 의존성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홍콩에서 열린 컨센서스 행사에서 그가 구글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위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업계에선 “암호기술이 데이터는 숨길 수 있어도 인프라 권력까지 지우진 못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2월 컨센서스 홍콩 무대에서 호스킨슨은 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하이퍼스케일러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단일 장애 지점(SPOF)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급 암호기술이 공격을 중화하고, 다자간 연산(MPC)이 키를 분산하며, 기밀 컴퓨팅이 사용 중인 데이터를 가린다는 논리였다. 요지는 “클라우드가 데이터를 볼 수 없으면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MPC·기밀 컴퓨팅이 ‘노출’을 줄여도 ‘의존’은 남는다

호스킨슨의 방어 논리에서 핵심 축은 MPC와 기밀 컴퓨팅이다. 실제로 MPC는 비밀키 등 핵심 정보를 여러 참여자에 나눠 보관해, 단일 노드가 뚫려도 전체 비밀이 재구성되지 않도록 한다. 단일 키 보관자에 대한 신뢰 부담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다.

다만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키를 쪼개는 대신 ‘조율’이 중요해진다. 참여 노드 간 통신 채널, 운영·거버넌스, 프로토콜 구현의 정확성이 새로운 핵심 리스크로 떠오른다. 단일 실패 지점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신뢰 표면이 ‘분산된 형태’로 넓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밀 컴퓨팅, 특히 신뢰 실행 환경(TEE)도 마찬가지다. 실행 중 데이터가 암호화돼 호스팅 사업자가 내용을 보지 못하도록 막지만, TEE는 하드웨어 가정 위에 서 있다. 마이크로아키텍처 격리, 펌웨어 무결성, 구현 완성도에 의존하고, 사이드채널 등 구조적 취약점이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다. 일반 클라우드보다 경계가 좁아질 수는 있어도 ‘절대 안전’과는 거리가 있다.

더 큰 문제는 MPC와 TEE가 결국 하이퍼스케일러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설령 암호기술로 데이터 열람을 막더라도, 인프라 제공자가 장비 접근권·대역폭·가용 리전(지역)을 쥐고 있으면 운영상 지렛대는 남는다. 처리량 제한, 서비스 중단, 정책 개입 같은 ‘인프라 레벨’ 변수는 암호기술만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L1이 글로벌 연산 못 한다”는 주장, 초점이 다를 수 있다

호스킨슨은 “어떤 레이어1(L1)도 글로벌 시스템의 연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로 구축된 데이터센터 역량을 언급하며, 결국 하이퍼스케일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L1의 본래 역할이 합의(consensus), 상태 전이 검증, 데이터 가용성 제공이라는 점에서 이 설명은 맞다. L1이 AI 학습이나 초고빈도 매매 엔진, 기업 분석 파이프라인을 직접 돌리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크립토 인프라에서 “중요한 건 연산 그 자체가 아니라 ‘검증 가능성’”이라는 흐름이 커졌다. 무거운 연산은 오프체인에서 처리하되, 결과를 온체인에서 증명·검증하는 구조가 확산하는 것이다. 롤업, 영지식(Zero-Knowledge) 시스템, 검증 가능한 연산 네트워크가 이 전제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이 관점에서 쟁점은 “L1이 글로벌 연산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오프체인 연산과 저장을 떠받치는 인프라를 ‘누가 통제하느냐’로 옮겨간다. 계산은 밖에서 하더라도 중앙화 인프라에 의존하면 중앙화된 실패 모드를 그대로 물려받는다. 정산은 탈중앙화처럼 보이지만, 유효한 상태 전이를 만들어내는 경로가 특정 사업자에 집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암호기술의 ‘중립성’과 참여의 ‘중립성’은 다르다

호스킨슨이 내세운 ‘암호기술적 중립성’은 강력한 개념이다. 규칙을 임의로 바꾸기 어렵고, 백도어를 숨기기 힘들며, 수학적으로 공정한 프로토콜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다만 암호기술은 현실의 하드웨어 위에서 작동한다. 최종적으로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누가 배제되는지는 처리량과 지연시간을 결정하는 ‘물리 계층’에 의해 좌우된다. 하드웨어 생산·유통·호스팅이 중앙화돼 있으면, 프로토콜이 아무리 중립적이어도 참여는 경제적으로 ‘게이트’가 생길 수 있다.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시스템에서는 하드웨어가 결국 게임체인저다. 비용 구조와 확장 가능성, 검열 압력에 대한 회복력을 결정한다. 공정한 규칙이 참여의 공정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암호기술의 중립성에 ‘하드웨어 소유의 분산’이 결합돼야 중립성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견고해진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연산 시장에선 ‘범용’보다 ‘특화’가 이긴다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경쟁을 규모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 역시 단순화일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수천 가지 워크로드를 동시에 처리하도록 ‘범용성’에 최적화돼 있다. 가상화, 오케스트레이션, 엔터프라이즈 컴플라이언스, 탄력적 확장 같은 요소는 장점이지만, 동시에 비용 레이어로도 작동한다.

반면 영지식 증명이나 검증 가능한 연산은 결정적(deterministic)이고, 연산 밀도가 높고, 메모리 대역폭 제약이 크며, 파이프라인 효율에 민감하다. 이런 작업은 ‘특화’가 효율을 극대화한다. 목적형 증명 네트워크는 달러당 증명량, 와트당 증명량, 지연시간당 증명량 같은 지표로 경쟁하며, 하드웨어·프로버 소프트웨어·회로 설계·집계 로직을 수직 통합하면 효율이 복리처럼 누적될 수 있다.

가격 구조도 다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기업 마진과 광범위한 수요 변동성에 맞춘 가격을 책정한다. 반면 프로토콜 인센티브에 정렬된 네트워크는 하드웨어 비용을 다른 방식으로 상각하고, ‘렌탈’이 아니라 지속적 가동률에 맞춰 성능을 튜닝할 수 있다. 경쟁의 축이 “누가 더 크냐”가 아니라 “정해진 워크로드에서 누가 더 구조적으로 효율적이냐”로 바뀐다는 것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쓰되,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결론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의존성 관리’다. 견고한 아키텍처는 주요 벤더를 버스트 용량, 지역적 중복, 엣지 배포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 기능을 소수 사업자에 고정(앵커링)하면, 정책·장애·시장 철수 같은 변수에 전체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

정산, 최종 검증, 그리고 검증이 의존하는 핵심 산출물의 가용성은 특정 클라우드 리전이 실패하거나, 사업자가 시장에서 발을 빼거나, 규제 환경이 바뀌어도 유지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분산 스토리지와 분산 컴퓨팅 인프라가 ‘대안’으로 부상한다. 증명 산출물, 과거 기록, 검증 입력값이 사업자 재량으로 회수되거나 차단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요약하면, 하이퍼스케일러는 ‘가속기’로 활용할 수 있지만 ‘기반’이 돼선 안 된다. 특정 사업자가 사라져도 네트워크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소 느려지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요구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가 단지 프로토콜의 수학적 속성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인프라 소유 구조까지 포함한 설계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카르다노 창업자 찰스 호스킨슨은 구글 클라우드·MS 애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가 블록체인에 ‘위협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업계는 ‘인프라 통제력’이 남는 한 탈중앙화 논쟁이 끝나지 않는다고 반박

- MPC·기밀 컴퓨팅(TEE) 등으로 데이터 노출을 줄여도, 서비스 중단·트래픽 제한·리전 통제 같은 ‘클라우드 레벨 변수’는 암호기술만으로 차단하기 어려워 인프라 의존성이 핵심 리스크로 부각

- L1이 ‘글로벌 연산’을 직접 감당해야 한다기보다, 오프체인 연산/스토리지의 결과를 온체인에서 ‘검증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롤업·ZK)가 확산되며 쟁점이 ‘연산 주체’에서 ‘통제 주체’로 이동

💡 전략 포인트

- 하이퍼스케일러는 버스트 용량·지역 중복·엣지 확장에 활용하되, 정산·최종 검증·핵심 산출물(증명/입력/기록) 가용성은 특정 벤더에 앵커링하지 않도록 설계(멀티/하이브리드, 벤더 스위치 가능 구조)

- MPC 도입 시 ‘키 분산’만큼 ‘조율 리스크(통신 채널, 운영/거버넌스, 구현 정확성)’를 관리: 참여자 구성, 장애/악의적 행위 대응, 로테이션/복구 절차를 명문화

- TEE는 신뢰 가정(하드웨어·펌웨어·격리)과 사이드채널 이슈가 반복되는 만큼, 단일 방어선이 아니라 감사·다중 실행·증명 기반 검증(ZK/attestation 조합) 등으로 방어층을 겹겹이 구성

- ZK/검증 가능한 연산은 범용 클라우드보다 ‘특화 하드웨어+수직 통합’에서 효율이 커질 수 있어, 달러/와트/지연시간 대비 증명량 관점으로 비용 구조를 재산정

📘 용어정리

- 하이퍼스케일러: 구글·MS·아마존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클라우드로 연산·네트워크·리전을 제공하는 초대형 사업자

- SPOF(단일 장애 지점): 한 구성요소의 실패가 전체 시스템 중단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점

- MPC(다자간 연산): 비밀키 등 민감 정보를 여러 참여자가 나눠 보유/연산해 단일 주체가 전체 비밀을 알거나 탈취하기 어렵게 하는 기술

- 기밀 컴퓨팅/TEE: 실행 중인 데이터까지 보호하려는 하드웨어 기반 격리 환경(신뢰 실행 환경)을 활용하는 보안 방식

- L1(레이어1): 합의·상태 전이 검증·데이터 가용성 등 블록체인의 핵심 보안 계층

- ZK(영지식)/검증 가능한 연산: 오프체인에서 계산하고, 온체인에선 결과가 맞다는 ‘증명’만 검증하는 구조(롤업 등에 활용)

- 앵커링(고정 의존): 핵심 기능이 특정 사업자/리전에 묶여 다른 선택지로 전환이 어려운 상태

💡 자주 묻는 질문 (FAQ)

Q.

MPC·기밀 컴퓨팅(TEE)을 쓰면 클라우드 의존 문제가 해결되나요?

‘데이터 노출’은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의존성’이 자동으로 사라지진 않습니다. MPC는 키를 분산해 단일 탈취 위험을 낮추고, TEE는 실행 중 데이터까지 보호하려 하지만, 여전히 클라우드 사업자는 리전/대역폭/서비스 정책/장비 접근 같은 인프라 지렛대를 쥐고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 산출물의 가용성과 운영 지속성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Q.

“L1은 글로벌 연산을 못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이고, 왜 쟁점이 되나요?

L1은 원래 방대한 연산을 직접 수행하기보다, 합의와 검증(상태 전이 검증·데이터 가용성)을 통해 ‘정확성’을 보장하는 층입니다. 최근엔 무거운 연산은 오프체인에서 처리하고(롤업·ZK 등), 결과만 온체인에서 검증하는 방식이 확산됐죠. 그래서 논점은 “L1이 연산을 다 하느냐”보다, “오프체인 연산/저장을 누가 통제해 실패·검열·중단을 유발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하이퍼스케일러를 어떻게 쓰는 게 현실적인가요?

하이퍼스케일러는 ‘가속기’로 활용하되 ‘기반(앵커)’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버스트 트래픽 처리, 지역 확장, 임시 용량에는 클라우드를 쓰되, 정산·최종 검증과 검증에 필요한 핵심 산출물(증명, 입력, 기록)은 분산 스토리지/분산 컴퓨팅 등으로 특정 벤더 장애나 정책 변화에도 네트워크가 멈추지 않게 설계하는 방향이 권장됩니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