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스타트업 BVNK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며 암호화폐 베팅을 한층 강화했다. 시가총액 4510억달러(약 675조원) 규모의 글로벌 결제 공룡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눈을 돌리면서, 전통 금융권이 블록체인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레이어 경쟁’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행보는 마스터카드뿐 아니라 월가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반에크 벤처스의 제너럴 파트너 와이어트 로너건은 “모두가 ‘오케스트레이터’를 원한다”며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 레이어 사이를 오가는 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그 ‘복잡성’에서 마진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유통(distribution) 채널을 먼저 장악한 뒤 지갑, 스테이블코인 발행, 나아가 자체 체인까지 확장해 수익성과 충성도를 끌어올리려는 그림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카드의 선택은 경쟁사들의 대형 행보 이후 나온 것이기도 하다. 대표 사례가 스트라이프다. 기업가치 1590억달러(약 238조원)로 평가받는 스트라이프는 최근 2년 동안 스테이블코인 벤처 브리지(Bridge) 같은 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 주 자체 블록체인 ‘템포(Tempo)’를 공개하며 결제 인프라의 무게중심을 온체인으로 옮기고 있다.
기관의 블록체인 채택이 늘면서 M&A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아키텍트 파트너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암호화폐 관련 인수·합병(M&A) 총액은 전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해 370억달러(약 55조4000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이 이 수치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본다. 자체 개발보다 이미 검증된 사업자를 사들이는 방식이 더 빠르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로너건은 “가까운 시일 내 주요 금융사들의 추가 인수 발표가 나와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마스터카드는 추가 인수 계획에 대한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갑자기 들여다보기 시작한 기업이 아니다. 2016년부터 은행과 가맹점 개발자들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블록체인 API 세트를 개발하며 생태계를 탐색해왔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시기 이어진 강도 높은 ‘크립토 규제 국면’에서는 다수 전통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디지털자산 관련 메시지가 한동안 잠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뀐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친(親) 디지털자산 정책 기조가 거론된다.
실제 블랙록 같은 대형 운용사와 모건스탠리 같은 투자은행이 디지털 원장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잇달아 시사했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은 크립토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BVNK 편입도 이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제 네트워크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다루는’ 역량, 즉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가져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마스터카드 대변인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은 카드가 최적의 수단이 아닐 수 있는 영역, 예컨대 국경 간 결제, 대금 지급(payout), 기업 간 결제(B2B), 결제·정산, 유동성 관리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 결제가 강한 ‘소비자 결제’ 외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 레일이 효율성을 앞세워 파고들 수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마스터카드는 이달 초에도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출범시키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디지털자산·블록체인 제품 파트너십 총괄(부사장) 라지 다모다란은 1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해 금융의 미래를 ‘형성(shape)’하겠다고 밝혔다. 파트너에는 페이팔 같은 전통 핀테크뿐 아니라 리플, 서클, 아바랩스, 크라켄 등 크립토 네이티브 기업도 포함됐다. 솔라나, 아비트럼(ARB), 앱토스(APT) 등 주요 네트워크 역시 이름을 올렸다.
회사가 다양한 프로토콜과 기업을 한데 묶은 배경에 대해 마스터카드 대변인은 “특정 프로토콜이나 자산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기업·금융기관이 당면한 구체적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에 주목하고, 그 솔루션을 신뢰할 수 있는 결제 레일과 대규모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카드의 움직임은 전통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몰려드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하면서, 미 국채 등 자산으로 담보하고 준비금 월별 공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은행과 다양한 주체가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이미 시장은 커졌다. 디파이라마(DeFiLlama)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160억달러(약 473조원)로 집계된다. 자연스럽게 ‘한 조각’을 노리는 플레이어도 급증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스테이블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JP모건은 현금 담보 암호화폐인 ‘JPM 코인’을 운영 중이며, 이는 코인베이스의 레이어2 네트워크 ‘베이스(Base)’ 위에서 구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유럽에서도 11개 은행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출시가 예상된다.
다만 시장의 핵심 병목은 ‘인프라’다. 블록체인 레일은 전통 금융사 다수에게 여전히 낯선 영역이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연구·투자·인수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로너건은 “마스터카드의 핵심 전략적 문제는 스테이블코인 레일이 정당한 대체 결제·정산 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데도 BVNK 거래 전까지는 그 어느 부분도 소유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BVNK는 지난 7년간 구축한 인프라를 제공하며, 이는 마스터카드가 내부적으로 더 빠르게 만들 수 없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결제 산업의 다음 전장은 ‘카드 vs. 온체인’ 구도가 아니라,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중간 레이어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BVNK 편입은 그 경쟁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게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마스터카드의 BVNK 편입은 ‘카드 vs 크립토’가 아니라,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을 이어주는 ‘중간 레이어(인프라/오케스트레이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
- 스트라이프(Bridge 인수, 자체 체인 Tempo 공개), JP모건(JPM 코인) 등 전통 금융·빅테크가 온체인 결제·정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선점하려는 흐름 강화
- 규제 환경 변화(스테이블코인 법제화로 발행·운영 요건 명확화)가 시장 참여자 확대와 M&A 급증(2025년 370억달러)으로 연결
💡 전략 포인트
- 인프라 우선 확보: 지갑/발행/체인 구축보다 먼저 ‘유통·결제 레일’과 연결되는 브릿지·정산·유동성 관리 인프라를 선점하면 확장(지갑→발행→자체 체인)이 쉬워짐
- 카드가 약한 영역 공략: 국경 간 결제, 기업 간 결제(B2B), 대금지급(payout), 결제·정산, 유동성 관리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비용·속도 측면의 대체재가 될 가능성 큼
- 파트너 생태계로 리스크 분산: 특정 체인/자산 ‘베팅’보다 다수 프로토콜·사업자와 연결해 고객 수요에 맞춰 라우팅하는 ‘중립적 오케스트레이터’ 전략이 유리
📘 용어정리
-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달러·국채 등 준비자산으로 가치를 담보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 디지털 자산
- 레일(Rail): 결제·송금이 실제로 흐르는 경로/인프라(카드 네트워크, 은행망,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
- 온체인(On-chain): 거래·정산이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실행·기록되는 방식
-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 여러 체인/지갑/은행을 연결·라우팅해 결제/정산을 ‘조율’하는 중간 사업자
-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로 표현해 프로그래머블하게 결제·정산에 활용하는 모델
Q.
마스터카드가 BVNK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는 건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요?
핵심은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한다기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이 돌아가게 만드는 ‘인프라(레일)’를 확보해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카드 결제보다 효율이 나올 수 있는 국경 간 결제, 기업 간 결제(B2B), 대금지급(payout), 결제·정산, 유동성 관리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져가려는 목적이 큽니다.
Q.
왜 요즘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에 집중하나요?
스테이블코인 자체보다 더 어려운 구간이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 전환, 규정 준수, 정산·유동성 운영입니다.
이 복잡한 구간을 대신 처리해주는 인프라를 장악하면, 다양한 고객(기업·은행·핀테크)을 붙여 수수료/마진을 만들 수 있고 이후 지갑·발행·자체 체인으로 확장도 쉬워집니다.
Q.
개인 사용자 입장에선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카드 결제가 곧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바로 바뀐다기보다, 해외송금/정산 속도 개선, 수수료 절감 같은 형태로 서비스가 먼저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결제 사업자들이 여러 체인·스테이블코인을 자동으로 연결/라우팅하는 구조가 확산되며, 사용자는 뒷단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쓰이더라도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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