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디파이(DeFi) 해킹 사태가 월가의 블록체인 ‘토큰화’ 확산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발생한 켈프다오(Kelp DAO) 해킹으로 약 2억9300만달러(약 4347억원)가 탈취되면서, 디파이 시장 전반의 신뢰와 유동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공격은 담보 없이 토큰을 발행한 뒤 이를 활용해 다른 자산을 대출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후에는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 직후 주요 토큰 가격이 급락하고 프로토콜 내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됐다.
제프리스의 앤드류 모스(Andrew Moss)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기관 투자 확대와 함께 ‘전통 금융(TradFi)의 토큰화’는 빠르게 확산 중”이라면서도, 이번 해킹의 ‘연쇄적 파장’이 단기적으로 도입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짚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채권, 예금 등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토큰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여러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을 위해 ‘브리지’ 인프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해킹은 단일 검증자에 의존한 설계가 취약점으로 작용하며, 탈중앙화를 표방한 시스템에도 ‘단일 실패 지점’이 존재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모스는 “브리지가 안전하지 않다면 시장은 분절되고, 토큰화 자산의 활용성도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충격은 디파이 내부에서 이미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이브(AAVE)는 약 2억달러(약 2967억원) 규모의 부실 채권을 떠안았고, 전체 예치 자산(TVL)은 약 90억달러(약 13조3500억원) 감소했다.
일부 유동성 풀은 동결되거나 사용률이 급등해 강제 청산 위험까지 커진 상태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주요 프로토콜 전반에서 ‘유동성 경색’이 나타나고 있다.
모스는 이번 사태가 전통 금융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신뢰 약화로 인해 기관들의 프로젝트 배치나 확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과 토큰화의 장기 전망은 유지된다는 평가다. 규제 정비와 인프라 개선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송금·급여 등 실사용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디지털 자산 산업이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았음을 재확인시켰다. 보다 견고한 보안 구조와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디파이 해킹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월가의 토큰화 전략과 시장 신뢰를 동시에 시험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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