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프로젝트(Tor Project)를 중심으로 한 프라이버시·인터넷 자유 단체 연합이 검열에 강한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크립토 펀딩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인터넷 자유 도구를 위한 첫 Web3 크라우드펀딩으로, 전 세계에서 심화되는 ‘인터넷 통제’ 흐름에 맞서 비영리 프로젝트 10곳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19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비트코인(BTC), 이더(ETH), 지캐시(ZEC), 모네로(XMR), 골렘(GLM) 등으로 후원을 받는다. 토르 프로젝트와 펀딩 더 커먼스(Funding the Commons)가 주도하며, 케이크 월렛(CAKE), 지캐시 커뮤니티 그랜츠, 로그스, 옥탄트가 마련한 11만5000달러 규모 매칭 풀도 포함됐다. 기부는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방식의 핵심은 ‘이차함수형 펀딩’이다. 소수의 큰 기부보다 다수의 작은 참여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두는 구조로, 10명이 10달러씩 내는 경우가 100달러를 한 명이 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갖는다. 다비드 케이시 펀딩 더 커먼스 디렉터는 “기관 자금이 아니라 커뮤니티 신호를 따라 자금이 흐르는 것이 Web3의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토르 측은 크립토 커뮤니티와의 연결이 자연스럽다고 본다. 파벨 조네프 토르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인터넷 자유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됐고, 지캐시와 모네로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은 금융 프라이버시를 지킨다”고 말했다. 알 스미스 토르 펀드레이징 디렉터도 “비트코인 노드의 60% 이상이 양파 서비스(Onion Services)를 사용한다”며 기존 접점이 컸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악화하는 인터넷 자유가 있다. 프리덤 하우스에 따르면 2025년 조사 대상 72개국 중 약 40%에서 환경이 더 나빠졌고, 15년 연속 인터넷 자유가 후퇴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중국, 인도, 북한, 태국, 미얀마 등 10개국이 50건 넘는 새 제한 조치를 도입해 약 20억 명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도 올해 1월 인터넷 자유 수호 연대인 ‘프리덤 온라인 코얼리션’에서 빠지며 우려를 키웠다.
토르 프로젝트의 이사벨라 페르난데스 집행이사는 “우리는 다양한 후원 기반을 갖고 있지만, 같은 환경을 버티기 어려운 작은 프로젝트들도 있다”며 생태계 전반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일부 국가에서 VPN 사용까지 차단하거나 처벌하고 있어, 검열 우회와 안전한 소통을 위한 대안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번 크립토 펀딩은 단순한 모금 행사를 넘어, 인터넷 자유가 흔들리는 시대에 블록체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자금 조달의 주도권을 기관이 아닌 분산된 커뮤니티로 옮기는 시도가 앞으로 더 확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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