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다노 ‘반 로섬’ 하드포크 완료…온체인 거버넌스 시대 본격 개막
카르다노(ADA)가 새로운 하드포크를 통해 기술 업그레이드와 함께 ‘거버넌스 권한’의 중심축을 창립 주체에서 네트워크 참여자로 이동시켰다.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블록체인 운영 방식 자체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다.
카르다노는 7월 18일(UTC) ‘반 로섬(Van Rossem)’ 하드포크를 활성화하며 메인넷을 프로토콜 버전 11로 전환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스마트 계약 비용을 낮추고 향후 확장성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업그레이드의 ‘주체’다. 그동안 카르다노 하드포크는 개발사인 IOHK(Input Output)가 주도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온체인 거버넌스 시스템을 통해 커뮤니티가 제안, 토론, 승인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다. 이른바 ‘볼테르 시대’ 체계가 처음으로 완전 가동된 사례다.
실제 투표 결과를 보면 위임 대표(DRep)는 찬성 78.97%로 기준치 60%를 크게 넘겼고, 헌법위원회 역시 7명 전원 찬성으로 합헌 판단을 내렸다. 다만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영하는 스테이킹 풀 운영자들은 53.02% 찬성으로 간신히 기준을 넘겼다. 탈중앙화 거버넌스에서는 창립자의 의중이 항상 관철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그레이드 이전 조건도 충족됐다. 전체 활성 스테이킹 기준 최소 85% 이상이 새 버전을 사용해야 했는데, 실제로는 약 93%가 이미 버전 11을 적용한 상태였다.
버전 11은 카르다노의 기존 거버넌스 체계 내에서 진행된 ‘인-에라(intra-era)’ 하드포크다. 거래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아 생태계 전반의 부담은 크지 않다.
주요 변화는 스마트 계약 플랫폼 ‘플루투스(Plutus)’ 기능 확장이다. 서로 다른 버전 간 기능을 통합해 기존 애플리케이션도 최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실행 비용 모델이 개선되며 스마트 계약 운영 비용이 낮아졌다.
원장 규칙도 일부 강화됐다. 대표적으로 동일한 암호 키를 여러 스테이킹 풀이 재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보안성을 높였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기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IOHK는 “이번 하드포크는 차기 업그레이드인 ‘디익스트라(Dijkstra)’ 시대와 ‘우로보로스 레이오스(Ouroboros Leios)’ 도입을 위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우로보로스 레이오스는 카르다노의 지분증명(PoS) 구조를 유지하면서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이기 위한 확장성 솔루션이다. 2026년 내 도입이 예상되며, 초당 거래 처리량(TPS)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이번 하드포크는 기술적 변화뿐 아니라 선례를 남겼다. 카르다노 네트워크가 이제 창립 조직이 아니라 ‘투표’를 통해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당장 체감되는 변화는 거의 없다. 에이다(ADA) 전송 방식이나 수수료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며, 별도의 지갑 업데이트도 필요 없다.
하지만 장기적 영향은 작지 않다. 스마트 계약 비용이 낮아지면서 디파이, NFT 등 다양한 온체인 서비스의 운영 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절감은 개발자가 기존 계약을 새 구조에 맞게 재작성해야 반영된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의사결정 구조’다. 기존 블록체인이 핵심 개발사 중심으로 로드맵을 추진했다면, 카르다노는 이제 토큰 보유자가 직접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에이다(ADA) 보유자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네트워크 정책에 참여하는 주체가 된 셈이다.
향후 이용자가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아직 남아 있다. 이번 반 로섬 하드포크는 확장성 개선의 전초 단계로, 실제 속도 향상과 처리량 증가는 레이오스 도입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업그레이드는 ‘기술 개선’과 ‘권한 분산’이라는 두 축에서 카르다노의 정체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얼마나 빠른 발전보다 누가 방향을 결정하느냐가 중요해지는 흐름 속에서, 카르다노의 선택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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