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ERC-8161 확정, 정산 전 요청 이전 허용

| 강이안 기자

이더리움 볼트 표준 ERC-8161이 최종 확정돼 정산을 기다리는 예치·환매 요청을 다른 주소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즉시 정산이 어려운 실물자산(RWA)과 크로스체인 자산의 유동성 공백을 줄이기 위한 기술 표준이다.

이더리움 개선 제안(EIP) 문서는 ERC-8161의 상태를 ‘최종(Final)’으로 표시했다. 2025년 2월 12일 생성된 이 표준은 EIP-165와 ERC-7540을 기반으로 선택적 이전 기능을 제공한다.

ERC-8161이 이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산이 끝난 자산이 아니라 대기 중인 요청이다. 예치 요청과 환매 요청을 접수한 주소는 해당 포지션이 청구 가능 상태로 바뀌기 전에 새 컨트롤러 주소로 넘길 수 있다.

기반 표준인 ERC-7540은 예치와 환매를 요청 단계와 청구 단계로 나누는 비동기 볼트 구조다. 실물자산이나 크로스체인 자산, 규정 준수 확인이 필요한 상품은 처리와 정산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통상 이런 구조를 활용한다.

ERC-8161은 예치 요청 이전과 환매 요청 이전을 별도 인터페이스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구현체는 두 기능을 모두 적용하거나 예치와 환매 가운데 하나만 지원할 수 있다.

이전 범위는 대기 상태의 잔액으로 제한된다. 청구 가능 상태로 전환된 잔액은 이전 대상이 아니며, 요청이 이동하면 기존 주소의 대기 잔액은 줄고 새 주소의 잔액은 같은 만큼 늘어야 한다.

각 이전 이벤트에는 요청 식별자와 기존 주소, 새 주소, 전송 실행자가 기록된다. 예치 요청과 환매 요청 인터페이스는 각각 EIP-165 식별값 ‘0x53b3bb0a’와 ‘0x7846f5bd’를 반환하도록 설계됐다.

센트리퓨즈(Centrifuge)는 5월 27일 공개한 블로그에서 이전 가능한 요청 포지션이 환매 대기열의 2차 시장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갑 이전이나 계정 재구성, 프로토콜 간 결합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차 시장은 이미 형성된 자산이나 포지션을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하는 시장이다. ERC-8161을 적용하면 환매 완료를 기다리는 보유자가 대기 중인 요청을 넘길 수 있지만, 표준 확정만으로 거래 시장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센트리퓨즈의 볼트 구조는 ERC-4626과 ERC-7540, ERC-7575를 활용한다. 이 가운데 ERC-7575는 하나의 지분 토큰을 여러 입력 자산과 연결할 수 있게 하며, ERC-8161은 이 비동기·다중자산 구조에 정산 전 요청 이전 기능을 더한다.

이더리움 매지션스(Ethereum Magicians) 토론에서는 위기 상황의 출구 유동성과 크로스체인 볼트, 가격 산정 연동 기능이 주요 활용 사례로 거론됐다. 다리 장애나 지갑 변경처럼 기존 주소를 계속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기 중인 요청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가격 발견 방식은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EIP 문서는 볼트 지분에는 온체인 가격 참조가 있을 수 있지만 대기 중인 요청에는 내장된 가격 산정 장치가 없으며, 정산 전에는 교환 비율도 확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운영자 승인 구조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ERC-8161은 승인받은 운영자가 컨트롤러를 대신해 대기 중인 요청을 다른 주소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지만, 권한 관리가 부실하면 잠긴 자산이나 지분 관련 요청이 의도하지 않은 주소로 이동할 수 있다.

예룬 오퍼레인스(Jeroen Offerijns) 센트리퓨즈 랩스 공동창업자·최고기술책임자는 X에서 “현재 운영 중인 ERC-8161 볼트는 없다”고 말했다. 표준 확정과 실제 상품 적용, 2차 시장 형성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번 변화는 새 토큰 발행이나 수수료 개편보다 볼트 인프라 개선에 가깝다. 실제 유동성 효과는 각 볼트가 이전 기능을 채택하고 대기 요청의 가격 산정과 운영자 권한 구조를 마련한 뒤 확인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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