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기업들, AI 보안 모델 접근 확대 요구

| 정민석 기자

비트코인(BTC)과 디지털자산 기업 수십 곳이 주요 인공지능(AI) 연구소에 보안 연구용 고성능 모델 접근권을 넓혀 달라고 요구했다. 공격자가 이미 상용 AI를 악용하는 상황에서 방어 연구자만 안전장치와 접근 제한에 묶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코인베이스($COIN), 블록(Block), 비트고(BitGo) 등 수십 곳이 비트코인 정책연구소(Bitcoin Policy Institute·BPI)가 주도한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서명 기관에는 블록스트림(Blockstream),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아크인베스트, 비트와이즈, 파운드리(Foundry), 카사(Casa), 엑소더스(Exodus), 브링크(Brink), 체인코드(Chaincode), Btrust 등이 포함됐다.

요구 사항은 △공개 전 강력한 사이버 모델 조기 접근 △의미 있는 검토를 돌릴 수 있는 컴퓨팅 예산 △민감한 코드를 점검할 수 있는 보안 환경 △대형 기업뿐 아니라 소규모·독립 유지보수자까지 포함하는 자격 기준 △발견 내용을 AI 연구소 보안팀에 직접 전달할 창구 등 5가지다.

이번 서한은 비트코인 정책연구소와 40여 개 기관이 주요 AI 연구소에 모델 접근 확대를 촉구했던 흐름과 맞물려 있다. 당시에도 서명 기관들은 비트코인과 디지털자산 개발자가 AI 기반 사이버 위협에 노출돼 있지만, 정당한 보안 연구도 모델 안전장치에 제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쟁점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접근 권한과 통제 방식이다. 크립토 기업들은 이미 개발과 보안 업무에 AI를 붙이고 있고, 취약점 탐색과 문서 검색, 코드 검토 같은 영역에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블록은 1월 15일 공개한 내부 레드팀 결과에서 자체 AI 에이전트 ‘goose’를 시험했다. 회사는 보이지 않는 유니코드 문자에 숨긴 프롬프트 인젝션으로 직원 노트북이 노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트고는 3월 17일 AI 클라이언트가 자연어로 공식 문서를 검색하고 요약할 수 있는 MCP 서버를 공개했다. MCP는 AI 클라이언트가 외부 문서·도구·시스템과 연결되는 표준 인터페이스로, 개발자가 문서와 시스템을 대화형 도구에 붙일 때 쓰인다.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도 제한적 접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AI는 2월 5일 ‘트러스티드 액세스 포 사이버(Trusted Access for Cyber)’를 내놓고 신원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이버 방어용 모델 접근을 허용하는 시범 체계를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6월 2일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을 약 150개 신규 조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초기 약 50개 파트너는 코드베이스를 점검해 1만 건이 넘는 고위험·치명적 취약점을 찾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보안업계 경고도 같은 방향이다. 체크포인트 리서치(Check Point Research)는 2026년 AI 보안 보고서에서 AI가 이미 실제 공격 체인에 들어갔다고 정리했다.

보고서는 공격자들이 챗GPT(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같은 상용 모델을 활용하고, 자격증명 탈취와 우회 사용도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방어자에게도 통제된 고성능 모델 접근이 필요하다는 크립토 업계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다만 접근권 확대는 별도의 통제 문제를 만든다. 강력한 모델을 방어자에게 더 넓게 열면 오남용 차단, 신원 확인, 사용 기록 감시, 비공개 코드 보호가 함께 따라야 한다.

업계 반응은 방어 자원 확보 필요성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 모델 접근 확대가 곧바로 보안 수준 향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위험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권한 분리, 입력 검증, 로그 감사, 취약점 보고 절차가 함께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국내 거래소와 커스터디, 지갑, 개발 인프라 기업에도 같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AI 에이전트와 개발 도구가 내부 문서와 코드 저장소, 고객 지원 시스템에 연결될수록 접근권 관리와 프롬프트 인젝션 방어가 운영 기준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크립토 기업들의 서한은 단기 시세 재료보다 AI 시대의 보안 운영 기준을 둘러싼 요구로 읽힌다. 디지털자산 인프라에 미칠 영향은 AI 연구소들이 공개 전 모델 접근 프로그램의 범위와 참여 조건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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