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카드 시드 결함, 지갑 사고 대응 기준 부각

| 류하진 기자

콜드카드(COLDCARD) 시드 생성 결함은 하드웨어 지갑 보안의 기준이 기기 사양에서 사고 대응과 복구 절차로 넓어졌다는 점을 드러냈다. 시드 생성, 펌웨어 배포, 자산 이전 안내, 피싱 차단까지 제조사의 운영 능력이 사용자 보호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코인카이트(Coinkite)는 7월 30일 공개한 보안 권고에서 일부 콜드카드 펌웨어로 생성된 시드가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 현재 콜드카드 공식 보안 상태 페이지도 고정 릴리스가 배포됐지만, 기존 취약 시드는 펌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복구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기기 도난이나 물리적 해킹이 아니었다. 코인카이트의 기술 설명은 2021년 3월 libNgU 전환 과정에서 의도한 하드웨어 난수 경로 대신 소프트웨어 PRNG가 연결됐고, 이로 인해 일부 시드의 예측 가능 범위가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시드는 지갑의 모든 개인키를 파생하는 출발점이다. 생성 단계의 무작위성이 약하면 공격자가 기기를 손에 넣지 않아도 후보 시드를 좁혀 자금을 노릴 수 있다. 이번 사안이 비트코인(BTC) 네트워크 결함이 아니라 지갑 설계와 운영 절차의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 규모는 추정 주체마다 달랐다. 초기 체인 분석은 594 BTC, 약 3,800만 달러(약 543억원) 수준을 제시했고, 이후 갤럭시리서치(Galaxy Research)와 NYDIG 등은 1,082.65 BTC, 1,367 BTC, 1,816 BTC 등으로 확대된 추정치를 내놨다. 공식 총액은 정리 중이며 외부 트래커와 연구기관의 수치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본지도 앞서 콜드카드 피해 규모가 1,778 BTC를 넘었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와 이번 논점은 피해액 자체보다 결함이 지갑의 시드 생성 단계와 연결됐다는 점에서 이어진다.

제조사들의 대응은 크게 두 갈래였다. 첫째는 자사 제품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비트키(Bitkey)는 7월 31일 공지에서 자사 고객은 자산을 옮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비트키는 취약한 콜드카드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으며, 하드웨어·휴대폰·서버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3개의 키를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단일 환경 침해가 전체 지갑 침해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트레저(Trezor)도 8월 5일 공지에서 자사 기기에서 원래 생성된 지갑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콜드카드에서 생성한 백업을 트레저로 가져온 경우에는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고 적었다. 백업을 다른 기기로 옮겨도 시드가 만들어진 순간의 결함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사용자가 실제로 해야 할 일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블록스트림(Blockstream)은 제이드(Jade) 제품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알리면서도, 콜드카드 사용자가 긴급히 대응해야 할 경우 새 지갑 생성, 잔액 이체, 복구 구문 웹 입력 금지, 새 키 이전이라는 절차를 안내했다.

비트박스(BitBox)는 보안 기능 설명에서 지갑 시드 생성을 위해 5개의 난수원을 결합한다고 밝혔다. 렛저(Ledger)는 8월 2일 글에서 보안 칩 내부의 TRNG와 외부 인증, 검증 가능한 보안 목표를 내세웠다. 원리는 서로 달랐지만 메시지는 비슷했다. 사용자가 믿어야 하는 대상은 브랜드 문구가 아니라 키 생성 방식과 검증 절차라는 점이다.

이번 사태는 하드웨어 지갑 업계가 ‘오픈소스냐 폐쇄형이냐’라는 단순 구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줬다. 사용자는 어떤 난수원을 쓰는지, 취약 시드를 어떻게 판별하는지, 사고가 났을 때 어떤 순서로 이전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제조사가 빠르고 짧게 답하지 못하면 기술적으로 안전한 장치도 실무에서는 불안한 선택지가 된다.

가장 큰 유의점은 펌웨어 업데이트와 시드 이전을 구분하는 것이다. 코인카이트는 업데이트가 앞으로 생성될 시드를 고칠 뿐, 이미 영향을 받은 시드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강한 BIP-39 패스프레이즈는 추가 방어층이 될 수 있지만, 취약 시드 자체를 수리하는 장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피싱 위험도 커졌다. 트레저와 비트키, 블록스트림은 모두 복구 문구를 웹사이트나 메시지에 입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형 보안 사고 뒤에는 지원팀 사칭, 펌웨어 업데이트 사칭, 긴급 복구 페이지가 뒤따를 수 있다.

국내 이용자에게도 쟁점은 같다. 콜드월렛을 거래소 밖 장기 보관 수단으로 써온 투자자는 지갑 제조사, 펌웨어 버전, 시드 생성 시점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하드웨어 지갑의 경쟁력은 이제 칩, 화면, 에어갭 같은 사양뿐 아니라 사고가 난 뒤 사용자가 자금을 잃지 않도록 안내하는 능력까지 포함하게 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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