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테프트 오토 VI(GTA 6) 유출본을 판다고 꾸민 가짜 사이트가 크립토 지갑 연결을 유도해 이용자 자산 탈취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출시 정보를 섞어 신뢰를 만든 뒤 결제와 서명 단계에서 지갑 권한을 노린 방식이다.
멀웨어바이츠(Malwarebytes)는 1일 공개한 보안 분석에서 해당 사이트가 GTA 6 팬 카운트다운 페이지처럼 보이지만 접속 직후 지갑 드레이너를 불러오는 구조였다고 밝혔다. 지갑 드레이너는 이용자가 연결한 지갑에서 암호화폐와 토큰, NFT 접근 권한을 빼앗는 악성 코드다.
사이트는 2026년 11월 19일 출시 카운트다운, 레오니다(Leonida) 지도, 출시 정보와 게임성 소개를 배치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록스타게임즈(Rockstar Games)와 테이크투(Take-Two)가 공개한 공식 정보와 맞아 보이도록 구성됐다.
록스타게임즈와 테이크투는 공식 채널에서 GTA 6가 2026년 11월 19일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PC 버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문제는 결제 영역이었다. 사이트는 유출본을 50달러(약 6만8750원) 또는 1 솔라나(SOL)에 판매한다고 내세웠다. 멀웨어바이츠가 분석한 시점의 1 솔라나는 약 102달러(약 14만원)였다.
실제 코드는 정상 결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솔라나 지갑 잔액을 확인한 뒤 거래 수수료를 남기고 나머지를 공격자에게 보내도록 설계됐다. 결제 버튼이 구매 절차가 아니라 지갑 서명을 끌어내는 장치로 쓰인 셈이다.
멀웨어바이츠는 별도 스크립트도 확인했다. 이 스크립트는 약 2.4MB 규모로, 지갑 연결 도구에 악성 코드를 붙인 형태였다. 연결된 지갑의 자산을 조사하고 달러 기준 추정 가치를 계산한 뒤 이용자가 승인할 거래를 가져오는 구조였다.
대상 네트워크에는 이더리움(ETH), 폴리곤, BNB 스마트 체인, 아발란체, 아비트럼, 베이스, 팬텀이 포함됐다. 솔라나 결제 유인책과 멀티체인 드레이너가 함께 쓰이면서 피해 범위가 단일 체인에 그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가짜 결제 페이지보다 위험 범위가 넓다. 이용자가 송금을 승인하면 자산이 즉시 빠져나갈 수 있고, 토큰이나 NFT 접근 권한을 승인하면 이후 공격자가 자산을 옮길 여지도 생긴다. 핵심 위험 지점은 단순 접속보다 지갑 연결 뒤 이어지는 서명 단계다.
사이트 안에는 자기모순도 있었다. 하단에는 구매, 다운로드, 결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었지만 같은 화면에 결제 버튼이 배치됐다. FAQ에는 구매 후 PC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들어갔다.
이는 공식 채널에서 PC 버전이 발표되지 않은 점과 어긋난다. 실제 정보 일부를 섞은 뒤 허위 다운로드와 결제 절차를 붙이는 방식은 이용자가 사이트 전체를 정상 페이지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
GTA 6를 미끼로 한 사기는 올해 들어 반복됐다. 멀웨어바이츠는 6월에는 ‘early access’ 판매 사기가, 8월에는 가짜 Extended Look·데모 사이트를 통한 정보탈취 악성코드 유포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같은 관심사를 이용하되 결제 사기에서 지갑 승인 탈취로 방식이 옮겨갔다.
국내 크립토 이용자에게도 접점은 분명하다. GTA 6 같은 대형 게임 지식재산권(IP)은 팬덤과 투자 관심이 동시에 붙는 소재다. 본지는 앞서 GTA 6 흥행 기대가 솔라나 기반 토큰화 주식 거래로 번진 흐름을 전했다.
게임 유출 콘텐츠가 온체인 밈코인 관심과 맞물린 사례도 있었다. 본지는 앞서 사이버리크 시가총액이 1450만 달러로 회복된 흐름을 전하며 유출 콘텐츠를 둘러싼 관심이 거래 재료로 작용한 구조라고 짚었다. 이번 건은 같은 관심이 지갑 연결 사기의 유입 경로로도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멀웨어바이츠는 록스타게임즈가 GTA 6 구매자에게 암호화폐 지갑 연결이나 지갑 주소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승인 화면에서 예상 결제액과 다른 전액 송금, 토큰·NFT 접근 허용 요청이 보이면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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