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L의 새 후원 개정안이 활성화되면 이용자는 XRP를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기관 후원으로 계정을 만들고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은행·핀테크·플랫폼 등 후원 기관이 이용자를 대신해 계정 reserve와 거래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다.
XLS-68은 한 계정이 다른 계정의 거래 수수료와 계정·원장 객체의 비용을 대신 부담하도록 하는 'Sponsored Fees and Reserves' 제안이다. 제안서는 2026년 1월 30일 갱신됐지만 현재 상태는 'Draft'다.
후원을 받아도 이용자가 자신의 계정과 개인키를 통제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는다. 후원 기관의 XRP가 이용자 지갑으로 이전되는 구조도 아니다. 기관은 이용자 대신 네트워크 이용에 필요한 비용과 reserve를 부담한다.
현재 XRPL 메인넷의 기본 reserve는 계정당 1 XRP다. 원장 객체에는 개당 0.2 XRP의 owner reserve가 추가된다. 기관이 100만개 계정을 후원하면 다른 조건을 제외하고 기본 reserve만 약 100만 XRP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부담량은 trust line과 거래량, 계정별 원장 객체 수에 따라 달라진다. XLS-68에서는 후원 계정의 reserve가 이용자 계정이 아니라 sponsor의 SponsoringAccountCount에 반영된다. 원장 객체의 reserve도 sponsor 부담으로 계산될 수 있다.
이 구조에서는 XRPL 이용자와 계정 수가 늘어도 XRP 보유가 개인 지갑보다 일부 기관의 대차대조표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후원 계정 증가가 기관의 신규 XRP 매입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관은 기존에 보유한 XRP를 후원에 배정할 수 있다. 실제 추가 수요는 기관의 기존 잔고와 후원 계정 수, 거래 수수료, 계정 유지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제안 구조에서 도출되는 분석이며 기관의 실제 매입이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후원 방식은 공동 서명과 사전 자금 예치로 나뉜다. 공동 서명 방식에서는 후원 기관이 거래마다 서명하고, 사전 예치 방식에서는 기관이 비용을 미리 배정해 이용자가 거래할 때마다 직접 서명하지 않을 수 있다.
후원 관계는 종료하거나 다른 sponsor로 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후원이 종료되면 reserve 부담은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이용자가 필요한 XRP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다른 sponsor를 찾거나 계정을 삭제해야 할 수 있다.
◇ 활성화 전 단계
Sponsor amendment는 아직 XRPL 메인넷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검증자 투표에서 80% 초과 지지를 2주간 유지해야 한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15일 XRPScan 기준 Sponsor amendment 지지 검증자가 6개로, 활성화 문턱인 29개에 못 미친다고 전했다. 하트랜드 이그나이트(Heartland Ignite)는 3일 검토에서 35개 기본 UNL 가운데 5개가 지지한다고 집계했다.
두 수치는 집계 시점과 방식이 달라 실시간 지지 수로 단정하기 어렵다. XRP Ledger 공식 개정안 목록에는 Sponsor amendment가 최신 안정 버전에서 기본 투표값 'No'로 표시돼 있다.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Ctrl Alt는 후원 구조가 이용자의 XRP 사전 확보 부담을 낮춰 금융기관과 토큰화 자산 서비스의 XRPL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크립토슬레이트는 XLS-68이 일부 이용자에게 XRP를 덜 보이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XRP 사용량 증가와 개인의 직접 보유 수요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앞서 본지가 XRPL 거래량과 XRP 수요를 구분해 보도한 내용과도 이어진다.
XLS-68의 핵심은 XRP 사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비용 부담 주체를 바꾸는 데 있다. 이용자 지갑의 XRP 보유가 줄더라도 후원 기관의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그 규모와 지속 여부는 개정안 활성화와 실제 서비스 도입 이후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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