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기술과 금융 인프라를 함께 다룬 ETHTaipei 2026이 13~1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렸다.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의 활용 원칙을 제시했고, 린즈천은 대만을 디지털 금융 거점으로 키우자는 ‘Crypto Island’ 구상을 설명했다.
ETHTaipei 2026은 9월 13~14일 타이베이 난강 POPOP Taipei에서 열렸다. 첫날은 프로토콜 연구와 개인정보 보호, 보안, 탈중앙화금융(DeFi)을 다룬 Cryptonative Day로, 둘째 날은 은행과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수탁·실물자산(RWA)·규제 준수를 논의하는 Institution Day로 구성됐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이더리움 공동창업자는 첫날 발표에서 ‘CROPS’를 제시했다. 검열 저항성, 개방형 소스, 개인정보 보호, 안전성을 뜻하는 개념으로, 블록체인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압축한 표현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은 목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도입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먼저 해결할 문제를 정한 뒤 필요한 기능만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독점 모델과 데이터 감시, 익명성 약화 위험도 짚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AI 질의와 검증 가능한 공공 안전 카메라를 사례로 들며 로컬 또는 오픈소스 AI, 익명 네트워크, 영지식증명, 신뢰 실행 환경을 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계에서 블록체인은 결제와 신뢰성 있는 약속, 공개 검증을 맡고 나머지 기능은 체인 밖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블록체인을 모든 기능의 기반으로 쓰기보다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다.
블록템포는 행사 보도에서 비탈릭 부테린이 아직 초안 단계인 EIP-8288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서명과 증명을 메모리풀에서 먼저 집계한 뒤 블록에는 통합 STARK 증명 하나만 포함하는 방식이다.
EIP-8288은 개별 증명을 반복해서 전달하고 기록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다. 이에 따라 영지식 도구와 양자내성 보안 기술의 검증 비용을 낮추는 방안으로 제시됐지만, 세부 규격과 실제 채택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블록템포는 폴리마켓이 하루 약 3만개 시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 과제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새 프로토콜은 시장 정보를 256비트 포지션 ID에 담고,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기보다 계산하는 ‘derive, don’t store’ 방식을 채택했다.
아디티야(Aditya) 폴리마켓 시니어 프로토콜 엔지니어는 플랫폼이 고점에 폴리곤 블록 공간의 약 70%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폴리마켓 내부 추산으로는 V2 적용 뒤 이 비중이 약 30%로 낮아질 수 있다.
둘째 날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금융시장에 연결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의제는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수탁, RWA, 규제 준수 등으로 구성됐다.
린즈천(Lin Chih-chen) 대만모바일 총괄·AppWorks 회장 겸 파트너는 블록체인이 고유 가상자산 거래에만 쓰이면 활용 시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주식·채권·부동산 같은 자산을 온체인에서 다루려면 금융기관과 규제당국, 기존 시장 참여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린즈천은 규제를 현실 세계의 프로토콜에 비유하며 합법성, 거버넌스, 이용자 보호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가치와 데이터의 교환 방식을 정한다면 규제는 금융시장 참여자가 따라야 할 공통 규칙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그가 제시한 ‘Crypto Island’ 구상은 △기업의 디지털자산 준비금 구축 △DeFi 발전 △금융 인프라의 온체인화 등 세 단계다. 대만의 무역·공급망·기술 산업과 기존 가상자산 이용자, 규제 준수 사업자를 기반으로 국경 간 송금, 공급망 금융, 자산 토큰화, AI 에이전트 결제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즈천은 2030년 대만이 기술 제조 중심지를 넘어 디지털 금융의 중요한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구상은 그의 제안과 기대를 담은 것으로, 구체적인 실행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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