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美 SEC에 기업공개(IPO) 예비 등록…상장 기대감 고조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예비 등록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제미니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IPO 절차의 일환으로 SEC 양식 S-1을 사용한 초안 등록서류를 기밀 형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몇 주의 주식을 어떤 가격에 공급할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IPO 일정도 언급되지 않았다. 주식 상장 준비가 진행 중이긴 하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향후 추가 공개를 통해 알려질 전망이다.

2014년 카메론 윙클보스(Cameron Winklevoss)와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 형제가 설립한 제미니는 한때 암호화폐 시장 호황 속에서 급속히 성장했다. 2021년 11월엔 약 400만 달러(약 556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71억 달러(약 9조 8,690억 원)로 평가받은 바 있다. 당시 제미니는 약 1,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크립토 겨울'의 여파로 상당수를 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월에는 제미니의 'Earn' 프로그램이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SEC의 제재를 받는 등 규제 리스크도 겪었다. 해당 사안은 SEC가 암호화폐 플랫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던 시점과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윙클보스 형제는 정치 후원 논란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위해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를 기부했으나, 개인 기부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돼 전액 환불 처리됐다. 이 같은 행보는 암호화폐 업계와 정치권의 연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됐다.

한편, 이번 제미니의 IPO 추진은 최근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 업계의 상장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받는 분위기다. 6월 5일 상장한 서클(Circle)은 첫 거래일에 주가가 167% 급등하며 화제를 모았다. 블랙록(BlackRock)은 서클 주식의 10% 지분 확보를 검토하고 있으며, 캐시 우드(Cathie Wood)의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약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클 주가는 상장 다음 날인 6일에도 32.2% 추가 상승해, 시장 전반의 IPO 열풍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제미니의 상장 도전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