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암호화폐 시총 4% 급락…투자 심리 '흔들'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단기 조정을 겪었다. 6월 13일 기준,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전날 대비 4% 이상 하락한 3조 2,400억 달러(약 4,504조 원)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데 따른 지정학적 긴장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정은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큰 여파를 일으켰다. 하루 만에 약 1억 1,500만 달러(약 1,599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선물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상당의 롱포지션이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매수 포지션 비중이 높았던 만큼, 갑작스러운 악재에 따른 하방 압력이 더욱 심화된 셈이다.

다만, 단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분석상 시장의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차트는 ‘불 플래그(bull flag)’ 패턴을 형성 중으로, 이는 추세적 상승 중의 일시적 조정을 의미한다. 즉, 이번 하락이 단기적 조정에 그칠 수 있으며, 시장이 다시 반등할 여지도 존재한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변수 외에 미국의 통화정책, 비트코인 ETF 수급,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행보 등 복합 요인이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높은 민감도 속에서도 강한 상승 모멘텀을 내포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리스크 요인에 유의하면서도 장기적 흐름을 관찰하려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