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올해 들어 가장 강력한 ‘페이크아웃(fadeout)’ 장세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단기 상승 돌파로 보였던 움직임은 하루 만에 번복되며, 기술적 지표상 불안정성이 한층 짙어졌다.
지난 6월 16일, XRP는 50일 및 10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을 강하게 돌파하면서 2.27달러(약 3,155원) 선에 근접한 가격으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2.40~2.50달러(약 3,336만~3,475만 원) 구간을 향한 중장기 상승 기대감이 부상했다. 당일 거래량 급증과 상승 방향의 RSI 흐름은 이 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하루도 유지되지 못했다. 다음 날, 차트는 완전히 반전됐고 XRP는 이내 하락하며 다시 50일 및 100일 EMA 아래로 미끄러졌다. 가격은 2.23달러(약 3,099원) 수준으로 후퇴했으며 강한 저항 신호를 보이며 기술적 돌파 시도가 무산됐다.
이 같은 흐름은 매수세의 확신 부족을 반영하며, 전형적인 실패한 돌파(breakout failure) 패턴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6월 들어 세 차례 테스트된 200일 EMA인 2.09달러(약 2,905원)가 빠르면 다음 지지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9달러를 하회할 경우, 더 큰 하락을 예고하는 ‘더블탑’ 패턴이 완성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거래량 추세 역시 하방 전환을 강화했다. 전날 급등세 이후 거래량은 급감했고, RSI 지수는 중립권에서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또 한 번의 가격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임을 시사한다.
핵심은 이 하락이 단순한 조정이 아닌, 시장 신뢰에 직격탄을 날린 신호라는 점이다. 상승 돌파 시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재 손실 상태이며, ‘손절’ 압력까지 더해지며 약세 심리는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후속 매수세가 동반되지 않은 첫 번째 돌파 시도는 시장 구조상 매도 전환을 유도할 위험 요인이 크다.
XRP가 다시 2.27달러(약 3,155만 원)를 회복하고 이를 지지선으로 삼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술적 분석 흐름이나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모멘텀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번 페이크아웃은 단기 조정을 넘어 장기 하락장의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