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총 1,200억 원어치가 이란에서 통째로 날아갔다.
정보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친이스라엘 성향의 해킹 그룹 '프레더토리 스패로(Predatory Sparrow)'가 최근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노비텍스를 해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비텍스는 가입자만 1천만 명이 넘는 이란 대표 암호화폐 플랫폼이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프레더토리 스패로는 노비텍스의 핫월렛(온라인 지갑)을 공격해 최소 9천만 달러(약 1,236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탈취된 암호화폐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도지코인, 리플, 솔라나까지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들은 훔친 자산을 일반 사용자가 접근할 수 없는 지갑으로 옮긴 뒤, 이를 '소각'했다고 블록체인 분석 업체 엘립틱은 밝혔다. 이는 사실상 자산을 유통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프레더토리 스패로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번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이들은 "이란 정권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테러 자금을 지원하고, 국제 제재를 피해간다"며 "노비텍스는 그 정권의 중요한 디지털 자금 줄이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해커 조직은 이미 2021년부터 이란 내 중요 기관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왔으며, 이번 해킹 하루 전에는 이란 세파흐 은행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란 언론은 이스라엘이 전방위적인 디지털 인프라 공격, 즉 '대규모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노비텍스는 고객 자산 보호 및 인프라 복구를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이며, 웹사이트와 앱은 임시 폐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