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초기 고래, 1,210만 달러 규모 매도 포착…하락장 선제 대응?

| 손정환 기자

지난 몇 주간 이더리움(ETH)의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초창기 투자자로 꼽히는 ‘ICO 고래’가 대규모 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전문 플랫폼 스팟온체인(Spot On Chain)에 따르면, 이 고래는 최근 약 1,210만 달러(약 168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으로 이체했다.

이번에 포착된 거래의 화제가 된 이유는 이 고래의 배경이다. 해당 주소는 2015년 이더리움 제네시스 블록 단계에서 총 10만 7,000 ETH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매수가는 3만 1,000달러(약 4,309만 원)에 불과했다. 현재 기준으로 이 자산의 총 가치는 약 2억 4,300만 달러(약 3,378억 원)에 달한다.

이더리움의 최근 가격 흐름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코인게코 기준으로 지난 7일간 ETH는 약 3.2% 하락했으며, 하루 전 대비 1.2%가량 밀렸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2021년 말 고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상태다. 특히 비트코인(BTC)이 5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이번 거래는 유독 눈에 띄는 고래 움직임 중 하나지만, 최근 들어 유사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며칠 전에도 또 다른 이더리움 초기 투자자는 장장 10년간 자산을 잠재운 뒤 약 500만 달러(약 69억 원) 규모의 ETH를 바이낸스에 입금한 바 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이 점차 시장 복귀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고래들의 움직임이 단순한 차익 실현인지, 장기적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인지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들은 향후 몇 주간 이더리움 가격과 함께 추가적인 고래 지갑의 트렌드 관찰이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