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로 2조 원 유입…블랙록·피델리티 '빅매수'에 BTC 도미넌스 4년 만에 최고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현물 ETF가 이번 주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으로 주간 기준 약 21억 원(약 2조 765억 원)이 유입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Farside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이번 주 첫 세 거래일 동안 미국 비트코인 ETF에 유입된 자금은 총 14억 8000만 달러(약 2조 577억 원)에 달했다. 6월 6일 이후 단 하루도 자금이 빠져나간 날이 없다는 점은 이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방증한다.

ETF 스토어 대표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이 정도 유입은 말도 안 된다”며, 18개월 전 출시 이후 ETF 전체 누적 유입자금이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중에서도 블랙록($BLK)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단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에만 9400 BTC를 추가 매집했으며, 6월 25일 하루에만 3억 4000만 달러(약 4726억 원)가 IBIT로 유입됐다. 총 누적 유입액은 이미 520억 달러(약 72조 2800억 원)를 넘겼다. 경쟁사 피델리티는 같은 날 1억 1500만 달러(약 1599억 원)의 유입을 기록했고, 총 유입액은 117억 달러(약 16조 2630억 원)다.

ETF 시장의 활황은 비트코인 가격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주 초 잠시 10만 달러 아래로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반등에 성공, 지난 24시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10만 8100달러(약 1억 5,025만 원)를 기록했다. 현재는 10만 7800달러(약 1억 4,969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5.7%까지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ETH)과 알트코인의 침체 속에서 비트코인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크립토 분석가 ‘Rekt Crypto’는 “도미넌스가 과거 사이클에서 64% 지지선을 재확인한 후 통상 70%까지 1~2개월 내 도달했지만, 최근 사이클에서는 그보다 더 긴 시간 소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많은 투자자들이 빠른 상승을 바라고 있지만, 시장은 흔히 기대와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한편, ETF 미승인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베스코와 갤럭시가 새롭게 솔라나(SOL) ETF를 신청하며 해당 종목에 대한 ETF 신청 건수는 총 9건으로 늘었다. 이 외에도 캐너리 캐피털은 유쾌한 이미지로 인기를 끈 NFT 프로젝트 퍼지 펭귄즈를 포함하는 PENGU ETF 승인을 추진 중이다.

ETF 붐과 맞물려 미국 연방 주택 시스템이 비트코인을 *법정 담보자산*으로 인정한 사실도 전해지며,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동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이를 “기관 채택의 분수령이자 역사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 ETF로 유입된 21억 원이 넘는 자금은 단순한 자금을 넘어, 비트코인 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장기 관점에서 제도권 금융과 암호화폐가 점차 더 가까워지고 있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